-
- ▲ 이라크 북부 지역을 점령한 뒤 시가행진 중인 ISIL 조직원들 [자료사진]
이라크 북부를 점령한 테러조직 ‘이라스 레반트 이슬람 국가’가
이번에는 이라크 최대의 정유공장을 공격하고,
북부 지역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120여 명을 납치했다.카심 아타 이라크 군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ISIL이 이라크 북부 살라헤딘州 바이지에 있는 정유공장을 공격했으나
정부군이 치열한 교전 끝에 물리쳤다고 밝혔다.카심 아타 대변인은
“바이지 정유공장을 공격한 ISIL 반군 40여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전투 과정에서 생긴 정부군 부상자와 희생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현지 언론들은 ISIL이 이날 오전 4시 무렵부터
박격포, 기관총 무장 차량을 동원해 공격했고,
일부는 정유 공장 내부로 진입해 시설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ISIL이 공격한 바이지 정유공장은 바그다드 북쪽 250km 지점에 있으며,
하루 3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이라크 전체 석유 생산의 10~25%에 해당하는 규모다.한편 이날 터키 언론은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모술 등지에서 터키인 15명, 인도인 40명 등
100명의 외국인이 ISIL에게 납치됐다고 보도했다.이처럼 이라크 정부가 이란의 지원까지 받고 있음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자
이라크 남부 루마일라 유전을 개발 중인 영국 기업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와
바드라 유전을 개발 중인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가스프롬 네프트 등은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ISIL의 침공이 시작된 뒤
이라크 주요 유전 및 정유시설에 대한
정부 통제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실제 쿠르드 자치 정부는
ISIL이 티크리트와 모술을 점령한 틈을 타
이라크 북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장악했다고 한다.
이라크 중앙 정부는 이들을 어떻게 통제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TV연설 등을 통해
“살인자들과 범죄자에 맞설 것을 부족들에게 호소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상황은 불안하기만 하다.주변 이슬람 국가들 가운데서
수니파를 지지하는 나라들은 오히려 이라크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인 사우다 알 파이잘 왕자는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알 말리키 정부가 수니파를 배척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알 말리키 정부를 비난하며 바그다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다고 밝혔다.한편 서방국가들은 ISIL의 이라크 침공 추이를 지켜보면서
원론적인 논평만 내놓고 있다.우리 정부도 19일 ISIL의 외국인 납치에 대해서만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냈다.“우리 정부는
이라크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가
최근 이라크 북부 모술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주(駐)모술 터키 총영사 등 터키인 80여명, 인도인 40명 등
외국인을 납치, 억류한 것을 규탄한다.
우리 정부는 해당 정부의 자국민 석방노력을 지지하며,
억류중인 외국인들이 조속히 석방되기를 바란다.”
미국의 경우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 호를 현장으로 급파하고도
이라크 정부의 ‘공습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인근에 대기시키고 있다.
영국이나 독일 등도 이라크와 ISIL의 ‘전투’에 개입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이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외국인 전사’ 문제다.정보 컨설팅 업체 수판 그룹은 ‘시리아의 외국인 전사’라는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에서 ISIL과 활동하던 1만 2,000여 명의 ‘외국인 전사’ 다수가
서방 국적을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00여 명이
이미 본국으로 돌아가 테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실제 ISIL과 연관이 있는 시리아 반군 조직 ‘알-누스라 전선’은
“지난 1월 중순부터 3월까지
2,000명 내외의 외국인 전사들이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ISIL은 사람만 많은 게 아니라 자금력도 풍부하다고 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ISIL이 내놓은 ‘사업 보고서’를 입수,
그 내용을 보도했다.이에 따르면 ISIL은 2013년 이라크에서
1,000여 건의 암살과 4,000여 건의 ‘급조폭발물(IED)’ 테러 등
1만여 건의 ‘작전’을 성공시켰다고 주장한다.英가디언은 ISIL이 최근 모술, 키르쿠크를 점령하면서
해당 지역의 은행을 털고, 정부군이 버린 무기를 확보해
15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얻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때문에 서방 국가들이 ISIL과의 전투에 섣불리 참가했다가는
자국 내에서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라크와 ISIL 간의 전투에 참전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