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요구 vs 적극적인 해명]

서청원-김무성, 문창극 해법 놓고 ‘충돌’...왜?

목마른 서청원? 기존 입장 뒤집은 배경, 김무성 당 지도부와 강행돌파!

[뉴데일리=오창균 기자]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에 대한 해법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서청원 의원은 사실상 문창극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반면, 김무성 의원은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사청문회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국민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공식입장과 상반된 의견을 표출한 서청원 의원과 당의 의사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김무성 의원이 또 다시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 서청원, 돌연 입장선회 배경은?

친박계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그동안 문창극 후보자에 대해 “법에 정해진 대로 청문 절차를 거쳐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은 17일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문창극 후보자의 결단을 촉구했다.

“국민 여론을 경청한 결과 문창극 후보자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을 뜻을 헤아리고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는 게 서청원 의원의 주장이다.

기자회견 이후 서청원 의원의 핵심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문창극 후보자가 사실상 물러나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이 출범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부담을 안고 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박종희 전 의원은 또 “청와대의 교감은 없었으며 문창극 후보자가 총리로서 국정수행 능력이 없다는 종합적인 결론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청와대가 문창극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을 하루 더 연기하면서 당 안팎에선 “서청원 의원 측은 부정하지만 일련의 상황에 비쳐볼 때 김기춘 비서실장과 어느정도 사전 교감을 이뤘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됐다. 

다만 문창극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시 책임론이 김기춘 비서실장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서청원 의원이 독단적인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청원 의원이 문창극 후보자의 또 다른 문제점을 16~17일 사이 미리 파악하고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일종의 변수다.

이미 당내에서 상당수의 의원들이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한 상태에서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하고 서청원 의원이 청와대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 할지라도 전후 과정에 있어 서청원 의원과 청와대가 교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여의도 내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를 불려야 하는 서청원 의원이 문창극 후보자를 반대하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과 손을 잡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 김무성 “본인의 적극적인 해명 필요”

김무성 의원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일산 호수공원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의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청문회에 가기 전에 기자간담회 등을 통한 문창극 후보자의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았나. 쌍방향 대화가 돼야지 일방적인 이야기만 갖고는 해명이 되지 않는다.”

특히 김무성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자진사퇴 요구에 대해선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여론이 안좋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카드를 또 버려버리면 이런 데서 오는 후폭풍을 우리가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창극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빨리 본격적인 해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게 김무성 의원의 발언 취지였다. ‘해명의 기회’라는 당 지도부의 공식입장과 궤를 같이 한 것이다.

앞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오전 9시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인사청문회라는 법적 절차를 통해 국민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좌파 세력의 악의적인 공세로 여론이 악화될 지라도 의회민주주의에 입각해 청문회를 열고 문창극 후보자의 해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문창극 후보자의 과거 교회강연 전문이 공개된 이후 그의 발언 취지가 “민족적 시련을 종교적으로 승화(昇華)시켜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당내에선 문창극 후보자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아울러 야당과 좌파 세력의 음해에 또 다시 굴복할 경우 더 이상 박근혜 정부에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되면서 새누리당은 일전을 준비하는 태세다.

김무성 "문창극, 빨리 적극 해명해 오해 풀어야"

[뉴데일리=김현중 기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17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 논란과 관련, "문 후보자는 적극적으로 빨리 해명하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고양시 일산구에 위치한 호수공원 내 호수교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문 후보자가 논란에 대해 해명했지만 부족하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본격적인 해명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문 후보의 발언 자체는 문제가 있지만 종교인이 종교집회에서 하는 설교 내용이기 때문에 그것만 가지고 문 후보자의 역사의식라든지 과연 총리감인지 하는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가기 전에 문 후보가 억울하면 적극적으로 기자간담회를 통해 빨리 해명하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권 경쟁 상대인 서청원 의원이 문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에 대해선 "여론은 굉장히 안좋은 게 사실이지만 대통령의 입장도 소중하다. (문 후보자) 카드를 버린 후 오는 후폭풍도 감안해야 한다"며 입장차를 보였다. 김 의원은 또 문 후보자를 향해 "긴 문장 중에 하나가 (논란이) 됐고, 그 표현이 그게 아니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왜 짧은 말만 해서 의혹을 더 증폭시키는 지 알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어 "빠른 시간 내에 빨리 해명하길 바란다. 해명하고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때 가서 결심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명 동의안 제출은 제 권한 아니다" 설명도

퇴근하던 문창극 총리 후보 “사퇴할 생각? 아직은!”

정치권 사퇴 요구에 “지금까지는 그럴 생각 없다” 명확히 밝혀

뉴데일리 전경웅 기자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현재까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17일 오후 7시 20분 무렵,  
서울정부청사 청성동 별관에서 퇴근하던 
문창극 총리 후보와 기자들 간의 대화 내용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17일 오후부터 여의도에서 나오기 시작한 
‘자진 사퇴론’에 대해 이 같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17일 오전 출근하면서 밝혔던 
“청문회에서 제 생각을 모두 밝히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문회에 가서 
국민들께, 또 국회의원들에게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려서 이해를 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날 문창극 총리 후보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자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온갖 억측에 대해서도 자기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지금 듣기로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중앙아시아 순방을 가 있는데 
해외 일정에 너무 쫓겨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들었다. 
시차 관계도 있어서 오늘 밤은 (결정이) 어려운 것으로 안다.” 

“그럼 내일은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느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것은 제가 (임명권자가 아니라서) 모른다”고 답했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지치지 않고 자신의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너무 기다리지 마시고 귀가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창극 총리 후보와 관련한 억측과 의혹 제기는 
지금도 야권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일부 좌파 매체들은 
문창극 총리 후보가 17일 오전, ‘고노 담화 검증 결과’에 대해 
“그건 일본이 사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조차도 
“친일과 반일을 오가는 좌충우돌”이라며 폄훼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어 
‘평범한 시민들’로부터도 눈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