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8일 방송에서 정도전이 '조선경국전'에서 신하가 다스리는 나라를 주장하면서 조정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다. 정도전이 이성계를 왕으로 세운 본심에 의문을 갖게 했다.

    정도전(조재현 분)은 국민을 위한 민본국가를 내세우며 그 적임자로 이성계(유동근 분)를 생각했다. 별로 야망도 없어 고개를 젓는 이성계를 졸졸 쫓아다니며 끊임없이 이성계를 설득하여 결국 왕으로 세웠다.

    정도전이 고려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위한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자 했을 때부터, 자신이 왕이 되지 왜 굳이 싫다는 이성계를 왕으로 내세울까? 하는 의문을 갖게 했었다.

    정도전이 신하가 다스리는 내용의 '조선경국전'을 쓰면서 처음에 들게 했던 의문이 풀리는 듯 하다. 그렇다면 정도전이 국민을 위한 민본정치를 주장하고 나선 진짜 본심은 무엇인가? 하는 새로운 의문이 들게 한다. 

    정도전은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민본정치를 주장하고 나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권력을 쥐기 위한 방편으로 내세운 것인가? 의문과 맞물려 신하가 다스리는 나라를 주장한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성계를 허수아비 왕으로 내세우고 자신이 집정대신으로 권력을 쥐기 위한 야망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강한 의문을 들게 한다. 


    조선경국전은 이방원(안재모 분)과 조정 대신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파문을 일으키며,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고, 시청자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정도전은 오로지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위한 확고한 대안으로 높은 이상을 가지고 끊임없이 찾아와 설득하여 감복시켜 이성계는 대업에 동참하였다. 막상 왕이 되니 모든 것이 정도전이 좌지우지한다. 이방원부터 모든 신하들이 정도전을 성토하고 나서니 이성계의 마음도 흔들린다.

    처음에 찾아왔을 때부터 생각한 거냐고 묻는 이성계에게 정도전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정도전을 철석같이 믿고 의지하며 오늘날까지 함께 했던 이성계는 자신을 이용했다는 것을 알고 배신감에 부르르 떨며 넋을 잃는다.

    왕이 다스리는 것보다 신하가 다스리는 게 좋은 게 무엇이냐고 이성계가 정도전에게 묻자,  "왕은 세습되기 때문에 폭군이 나올 수 있지만, 신하는 선택하기 때문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타당하고 일리가 있는 정도전의 말에 이성계는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지지하지만 이성계는 큰 상처를 받는다.

    개국 이 후 쭈욱 왕이 다스려 왔는데 듣도 보도 못한 신하가 다스리는 것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그 당시로선 SF처럼 너무 황당하고 파격적이다. 왕이 절대권력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이미지가 박힌 시청자에게조차 강 펀치를 날리는 큰 충격을 준다.

    아무리 좋은 이상이라해도 전반적인 상황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상만을 절대적으로 내세우며 숨가쁘게 몰아치는 것은 폭발물처럼 지나친 위험성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몇 백 년 시대를 앞서 간 정도전이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