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 생명 화두로 저주 발언" 개탄...정의당 "틀린 게 있으면 반박하라" 주장


  • 막말로 수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전 보건복지부 장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고 자신이 예언했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참사를 예언한 것처럼 떠들다니, 헐뜯기를 당장 중단하고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소속인 유 전 대표는 지난 21일 정의당 지방선거 홍보영상인 팟캐스트 '정치다방' 예고편에서 "(예전에 저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이 엄청 죽고 감옥 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불행히도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의 예언?'으로 시작하는 50초 정도의 이 동영상에서 유 전 대표는 "죄없는 아이들이 그렇게 죽은 세월호 사건은 이명박근혜 정권 7년차에 일어난 사건이다. 충성도를 기준으로 해서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들 자리주고 끼리끼리 뭉쳐서 자리 주고받고 돈 주고받고, 국가 안전관리 기능을 전부 무력화시킨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막말 수준을 넘는 언어 살인"이라며 유시민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유 전 의원의 막말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월호 사고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죽음마저 폄하하고 있다.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당한 비극적인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이 그저 추악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함 대변인은 "유 전 의원은 헐뜯기를 당장 중단하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 나아가 국민들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박대출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참사를 예언한 것처럼 떠들다니 '유스트라다무스'로 불러주길 원하느냐"며 "정치적으로 매몰되면 인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관까지 지낸 분이 국민의 생명을 화두로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 ▲ 정의당 소속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의 뒤로 '시민의 공공장소'인 시청을 노무현재단에 빌려준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이 보인다.ⓒ정상윤 기자
    ▲ 정의당 소속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송년행사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의 뒤로 '시민의 공공장소'인 시청을 노무현재단에 빌려준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이 보인다.ⓒ정상윤 기자

    2012년 총선 당시 이석기 세력과 당을 결성해 통진당 국회의원 5명에서 13명으로 만들어 준 장본인으로 알려진 유시민 전 대표는 그동안 상식 밖의 망언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노무현재단의 송년행사에 참석해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통진당)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은 같다"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유 전 대표는 당시 "우리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동종(同種)의 사건이 남과 북에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그런 사회를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다스리고 있죠,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지도자라는 분 따님이 다스리고 있죠"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박통 2세", "박근혜씨"라며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는 것이)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뽑아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친일파가 정권을 잡아서 그렇다고도 하고"라며 대선 불복 발언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유시민 전 대표는 천안함 폭침과 관련, 2010년 5월11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천안함을 폭발에 의한 침몰로 보지 않는다.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고 현재까지 어뢰설이나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이라고 주장하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부정하기도 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일주일 후인 5월17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침몰이 아니다’라고 말한 게 아니고 정부가 제시하는 근거가 불충분한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 ▲ 세월호 사고수습 현장 2014.4.18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세월호 사고수습 현장 2014.4.18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네티즌들은 유 전 대표의 세월호 망언과 관련해 "정계 은퇴한 유시민이 또 쓰레기같은 입으로 사회를 선동한다(트위터@jkpark335)", "유시민의 막말!  악마의 저주인가?(@5213917)"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유시민, 정신 나갔다", "유가족에게는 상처가 될 듯"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대부분이었고, "틀린 말은 아니다", "유시민 지지한다"는 글도 있었다.  

    이날 정의당도 "유 전 장관의 말에 틀린 대목이 있으면 반박해 보라"며 거들고 나섰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면 이제 청와대가 아니라 새누리당 대변인까지 벌떼같이 달려드는 형국"이라며 "이명박정부로부터 현 정부에 이르는 7년 동안 국민 위에 군림한 정부가 얼마나 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 취임 후 극악한 노동 탄압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가 벌써 몇 명째인가. 유 전 장관은 이런 나라의 근본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과 사실상 연대의사를 밝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유 전 대표의 발언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