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알아본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4강-결승 대진
  • 사연이 있는 네 팀. 이제부터가 진짜다.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추첨이 11일(한국시각) 오후 7시, 스위스 니옹에서 거행된다.
    챔피언스리그 4강 후보는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로, 지난 시즌에 이어 스페인은 4강에 두 팀을 배출하며 유럽 랭킹 1위 리그의 저력을 보여줬다.
    아직 조 편성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어떤 대진이 된다 해도 축구팬들에겐 최고의 매치로 다가올 전망이다.
    그렇다면 가상으로 본 주요 4강 대진은 어떠할까?
    바이에른 뮌헨 vs 첼시
    역대 상호 전적은 1승 1무 1패로 백중세.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의 복수혈전과 펩 과르디올라와 무리뉴 감독의 장외전쟁이란 두 가지 흥행요소를 갖추고 있는, 명실공히 대박 매치라고 볼 수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산맥인 레알 마드리드(무리뉴)와 FC바르셀로나(과르디올라)에서 각각 족적을 남겼던 두 감독의 전략 대결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아울러 바이에른 선수들에겐 2년 전 결승에서 당한 패배를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기도 하다. 이 경기가 성사된 후 가장 기대되는 것은 무리뉴 감독의 인터뷰가 아닐까?
    레알 마드리드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예전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아니다. 레알을 상대로 언제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AT마드리드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에 힘입어 환골탈태했다. AT마드리드가 2011년부터 1:2, 4:1, 1:4, 2:0, 1:2 패배를 당하며 김 빠진 마드리드 더비를 선사했다면, 작년 9월부터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1-0, 2-2 전적으로 리그에서 우위를 점하며 현재 라리가 1위에 올라 있다. 이 중심엔 2011년 12월에 부임한 시메오네 감독이 있었다. 부임한지 3년이 안되는 시간 동안 유로파리그 우승(2011-12), UEFA 슈퍼컵 우승(2012-13), 코파 델 레이 우승(2012-13)을 차지한 것은 시메오네 감독이 위르겐 클롭(도르트문트) 감독과 더불어 최근 가장 핫한 감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다. 또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로 구성되는 라리가의 양강구도를 깬 것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과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바르셀로나를 제압한 AT마드리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에 반해 레알 마드리드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크게 고전하며 가까스로 4강에 올랐다.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이지만, 최근 경기에 다양한 약점(느슨한 압박, 호날두에 대한 의존도 증가 등)이 노출되며 불안 요소가 생겼다.
    유럽 토너먼트의 베테랑 안첼로티와 패기의 시메오네의 전략 대결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첼시 vs 레알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생활에 분통을 터뜨렸던 무리뉴의 부메랑이 기대되는 경기이다. 물론 잡음의 중심에 있던 카시야스는 언론의 부추기기에 "그동안 헌신한 무리뉴에 감사해야"라는 인터뷰로 불화설을 일축했지만 무리뉴와 레알 마드리드의 결별을 결코 깔끔하지만은 않았다.
    PSG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일궈내며 스페셜 원이 살아있음을 증명한 무리뉴는 4강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자신에게 묶인 챔피언스리그 4강 징크스를 깨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는 1998-99 UEFA 슈퍼 컵에서 맞붙은 후로 맞붙은 적이 없다. 상대 전적 2승 1무로 첼시가 우위이긴 하지만, 이는 10년이 지난 전적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짠물 수비와 함께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첼시가 BBC(벤제마, 베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인을 어떻게 봉쇄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바이에른 뮌헨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뮌헨에게 AT마드리드는 결코 익숙한 상대가 아니며, 이는 AT마드리드도 마찬가지다. 상대 전적 1무 1패로 뮌헨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양팀 모두 괄목할 성장을 보이며 한층 강해졌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3-14 챔피언스리그 8승 2무(22득점, 5실점)로 7승 2무 1패(24득점, 8실점)를 기록한 뮌헨보다 더 나은 전적을 보이고 있다(뮌헨의 1패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기록한 것). 이 경기에 큰 스토리는 없지만, 디에고 시메오네와 과르디올라 감독 모두 최근 유럽을 주름잡고 있는 젊은 감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시메오네는 1970년생, 과르디올라는 1971년생으로, 59년생인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에 비해 훨씬 젊다.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가진 감독들이 벌이는 빅 매치로, 2012-13 뮌헨과 도르트문트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역대급 경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 추첨은 현지시각으로 4월 11이며, 결승전은 5월 24일 벤피카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