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8일 방송에서 조재현은 교활한 모략가 박영규 보다 지략이 한 수 위임을 보여 준다.

    이인임(박영규 분)이 국사에 책임을 진다는 명목으로 최영 장군(서인석 분)을 붙들고 늘어져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자 정도전(조재현 분)은 수상히 여기고 숨은 꿍꿍이 속을 알아내려고 한다. 이인임이 아픈 바람에 어이없게 애궃은 최영 장군만 퇴임하고 이인임은 여전히 권력을 쥔 실세이다.

    정도전은 이인임이 감기를 핑계로 지어간 한약을 구해 약재를 하나 하나 분석하다 이상한 걸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이건 고뿔에 쓰는 약재가 아니고 폐결핵에 쓰는 약재인데!" 정도전은 이인임이 왜 갑자기 국사 책임론을 들먹이며 스스로 물러나고, 최영 장군까지 걸고 넘어졌는지  한순간에 알아차리고 무릎을 친다.

    정도전은 정권을 유지하면서 최영을 몰아내려는 이인임의 속셈을 알아채고 급히 이성계(유동근 분)의 아들 이방원을 찾아간다. 이성계는 최영 장군의 퇴임 소식을 듣고 최영 장군을 만나러 변방 함흥 막사에서 도성으로 올라오려는 참이다. 정도전은 아버지가 절대 최영 장군을 만나서는 안 되고 이인임부터 만나야 된다고 간곡히 충고한다.

    최영 장군이 이인임에게 속은 줄 알게 되면 둘이 싸움이 붙을 텐데 최영 장군이 이기게 하려면 철저히 이인임의 편이 되어 이인임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도전은 그 길로 최영 장군에게 달려가 이인임이 폐결핵에 걸렸다고 이실직고한다. 최영 장군은 순간 이인임의 계략을 알아채고 이인임에게 당한 것이 분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이인임에게 달려간다. 이성계가 이인임을 만나고 있는 차에 최영 장군이 들이닥쳐 "폐결핵에 걸렸다고요?" 이인임에게 소리치며 칼을 빼든다.

    정도전은 천하에 당할 자 없는 뱀같이 교활한 모략가 이인임을 손바닥 보듯 환하게 꿰차고 있다. 이인임을 보이지 않게 궁지에 몰아가며 때를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다.

    대업을 위해 함께 일할 인물들을 찬찬히 내 편으로 만드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고 바삐 움직이고 있다. 변방에서 올라와 도성에서 일할 기회를 잡기 위해 자리 부탁도 하고 도움이 될 만한 말똥 치우는 사람도 섭외하며 다니고 있다.

    사람 속을 환히 들여다보며 정세를 환하게 꿰차고 있는 끝도 없는 정도전의 뛰어난 모략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 타고 난 것인지 아니면 10년 동안 정계에서 밀려나 떠돌아 다니며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나온 것인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하더니 이인임과 정도전이 그렇다. 정도전은 뛰어난 계략으로 정국을 쥐고 흔드는 이인임 보다 한 수 위다. 정도전은 뒤에서 판을 쥐고 흔들며 이인임과 최영 장군에게 싸움을 붙여 놓고 정국을 폭풍 전야로 몰아 놓았다.

    이인임과 최영 장군의 싸움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궁지에 물린 이인임은 이를 어떻게 빠져나갈지 그의 모략이 사뭇 궁금하다.

    정치 고수 이인임과 정도전의 치밀한 머리 싸움에 혀를 두르며 빠져들게 된다.  정치는 전략이고 심리전이라는 것을 잘보여 주고 있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