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억류 케네스 배 기자회견…"석방 원해"
    "北 인권유린 없어…악선전 말라"
    "조선-서방간 우의 연결하는 다리 희망"…'석방 수순' 여부 촉각



    (베이징·서울=연합뉴스) 북한에 장기간 억류 상태로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20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 범죄자 배준호, 기자들과 회견'이라는 기사를 통해 배 씨의 요청에 따라 이날 평양친선병원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면서 그 내용을 전했다.

    배 씨는 지난 15개월 동안 "미국 정부와 가족들에게 내가 저지른 범죄행위와 공화국 정부(북한)에서 취해준 인도주의적 조치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었다"며 "그런데 최근 나에 대한 보도에서 왜곡된 자료들과 공화국 정부에 대한 악선전이 포함된 선전물이 함께 나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 씨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자신의 누이가 언론 자신이 죄가 없다고 밝혀 북한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며 이 때문에 "나의 처지가 굉장히 난감해졌다"라고 설명했다.

    배 씨는 "그 결과로 이제 곧 교화소로 다시 보내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라며 "그뿐 아니라 나의 사면 문제 해결이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5개월 동안 나에 대한 그 어떤 인권유린 행위나 부당한 가혹행위가 없었다"라며 북한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처사를 다 해주었다"라고 말했다.

    배 씨는 "미국과 언론들, 가족들에게 더 이상 공화국에 대한 그 어떤 악선전과 사실과 맞지 않는 자료들을 나와 관련시키면서 내가 처한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말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루빨리 사면을 받고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라며 "미국 정부와 언론들, 가족들이 더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다 해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신화통신은 배 씨가 이번 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조선정부와 밀접하게 협력해서 조기에 석방되기를 희망한다"라며 "나의 죄를 깊이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조선과 서방 간의 우의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를 희망하며 조선이 그런 기회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북한이 배 씨 억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 본인을 내세워 반박하면서 배 씨의 석방을 북미간 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는 유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배 씨는 재작년 11월 북한에서 검거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년 넘게 억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