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계의 6·15, 10·4선언 실천史

    "6.15선언과 10.4선언을 통일의 自燈明·法燈明으로 삼고..."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 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해석은 紛紛(분분)하지만, 북한정권과 친북단체들에 따르면
    이들 선언은 북한의 대남赤化(적화)전략인 「연방제통일」이다.
     
      예컨대 북한정권은 ▲『6·15 및 10·4선언은 조국통일3대헌장이 구현된 자주통일 위업의 승리의 기치...조국통일3대헌장의 사상이론적 기초는 영생불멸의 主體思想(주체사상) (2009년 7월19일 로동신문)』, ▲『高麗民主聯邦共和國(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방안에 따라 6.15북남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기치 밑에 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조선인민의 투쟁을 힘 있게 지지 고무할 것을 호소하였다(2008년 10월10일 조선중앙통신)』, ▲『6·15선언의 연합·연방제를 통해 「高麗聯邦制(고려연방제)」로 통일해야 한다.(2007년 1월17일 로동신문)』는 등 「6·15, 10·4 = 고려연방제 = 주체사상」의 주장을 해왔다.
     
      남한에서 利敵團體로 판시된 범민련 남측본부와 범청학련 남측본부 역시 각각 『6·15선언 2항은 남측이 사실상 북측의 聯邦制(연방제)통일방안에 동의한 것을 의미한다(6·15선언해설 外)』,『이번 10.4정상선언은 북한에서 발표한 「高麗民主聯邦共和國(고려민주련방공화국)」창설방안의 지향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겠다(2007년 10월10일 성명)』고 하여 같은 주장을 펴왔다.
      
      6·15선언과 10·4선언은 북한「연방제 통일」의 假面(가면)처럼 사용돼왔지만, 좌파정권 10년을 지나며 중도성향 단체들도 이들 선언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불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민족중시·평화수호·단합실현』 북한 對南구호 원용>
     
      예컨대 2007년 부처님오신날인 5월24일 남한의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와 북한의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은 소위 「조국통일 기원 남북불교도 동시법회 공동발원문」을 발표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조계종·태고종·천태종·원효종·법왕종·염불종·미륵종·진각종 등 국내 주요 불교종단이 참여했다.
      
      당시 발원문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으로 6·15공동선언을 철저히 실천...6·15공동선언을 조국통일의 변함없는 法燈明(법등명)으로 삼고 그 실천행에 적극 떨쳐나서겠습니다』라고 염원했다.
      
      발원문은 특히『우리민족끼리 6·15이행』등 외에도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 등 2007년 북한의 對南투쟁 3大구호를 그대로 원용했다. 북한은 2007년 1월1일 로동신문 신년사설을 통해 『올해에 온 겨레는 민족중시, 평화수호, 단합실현으로 6·15통일시대를 빛내여 나가자!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나가야 한다』고 지령한 바 있다.
      
      기자는 당시 행사를 주도한 조계종에 전화를 걸어 발원문이 어떤 경로를 통해, 누구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 알아보았다. 취재결과, 발원문은 북한의 조불련이 초안을 보내고, 남한의 조계종에서 이를 검토한 후 공동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관계자들과의 수차례 접촉 끝에, 조계종 내에서 초안을 검토했던 社會部(사회부) 윤효원 행정관과 통화할 수 있었다. 아래는 尹행정관과의 문답이다.
     
      -기자 발원문은 2007년 1월1일 로동신문 사설 등에 인용된 북한의 對南투쟁구호를 상당부분 인용했다. 사전에 알고 한 것인가?
      △ 尹행정관 북한 조불련 등에서 하는 발언에는 黨(당)에서 하는 주장 등이 인용되기 마련이다. 전체적 줄거리를 고려해야지 단어 하나하나를 따지지는 않는다. 사전에 알았느냐 몰랐냐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 북한의 승려들은 조선로동당원인 가짜 승려이고, 조불련 역시 가짜 불교단체인 것을 알고 있나?
      △남한의 불교도 안정화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북측도 불교를 뿌리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형식적인 틀을 갖춰가고 있다. 북한의 불교가 우리보다 늦은 것은 맞다. 그렇다고 가짜라고 폄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북한의 불교도 진정한 민족유산으로서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제는 어느 정도 대화가 되고 있다.
     
      - 북한의 승려들은 해마다 종교의 허구성을 고백하는 논문을 써야한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는데?
      △ 북한 불교가 내놓은 논문 중엔 우리 불교유산을 조사한 수준 있는 것들도 있다.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는데 한쪽으로만 볼 순 없지 않은가? 탈북자 얘기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북한당국의 공식 입장을 듣고 접근할 수밖에 없다. 혹시 문제될 수 있는 것은 통일부, 국정원 등의 협의와 통제를 거치고 있다.
     
      <『북한불교 가짜라고 폄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북한불교를 가짜라고 폄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조계종 실무자의 주장과 달리, 북한에는 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 활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북한의 승려는 조선로동당원으로서 일과시간이 끝나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과 모여앉아 金正日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黨(당)생활총화를 한다. 북한군 간부 출신으로 2004년 탈북한 이금룡씨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에는 금강산, 묘향산, 구월산 등에 절간들이 있다. 여기에는 노동당원인 「스님」들이 있으며 절을 찾는 북한 주민들이 불상 앞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감시한다. 북한사람들 중에는 절에 견학을 갔다가 부처님 앞에 서서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고 가는 이들이 있다. 이것을 감시하고 가려내는 것이 바로 노동당원인 「스님」들의 임무이다. 이처럼 북한의 종교는 金正日의 독재체제를 위해 형식상 필요한 것이지 실제로 종교의 사명을 수행하지 못한다.』
      
      <『6·15, 10·4선언을 통일의 自燈明·法燈明으로 삼고...』>
      
      불교계의 6·15, 10·4선언 실천 결의는 이후에도 반복됐다.
     
      조계종은 2008년 5월12일 조계사에서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 『우리들은 불심화합으로 민족의 단합을 실현하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일의 自燈明·法燈明(자등명·법등명)으로 삼고 민족의 평화번영의 실천行에 적극 펼쳐 나서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2009년 4월23일 조계종 등 41개 종단이 참여한 사단법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지관스님, 조계종 총무원장)는 부처님오신날에 앞서 남북공동발원문을 발표,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이룩하자면 겨레의 가슴마다에 통일의 환희를 안겨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변함없이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우리 불교도들은 앞으로도 한마음으로 통일의 염원을 안고 민족 앞에 조성된 엄중한 난국을 헤치며 共同宣言(공동선언) 실천行을 변함없이 이어가겠습니다.』라고 결의했다.
     
      같은 해 8월15일 봉은사에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북한의 조불련이 주최하고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명진스님)이 주관한 「조국통일기원 8.15 남북불교도 동시법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남북공동발원문을 통해 『6·15공동선언은 겨레의 가슴에 맺힌 아픔의 응어리를 풀어주었고 10·4선언은 겨레의 가슴에 통일의 환희를 안겨주었다』며 『파사현정의 불법을 받들어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行에 나서는 동시에 통일조국, 지상정토를 향하여 불퇴전의 자세로 용맹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해 10월13일에는 조계종과 조불련이 금강산 신계사에서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합동법회」을 열었다. 조불련 리규룡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강산 신계사는 명실공이 6·15통일시대에 북남불교도들이 우리 민족끼리 기치 밑에 불심 화합하여 일떠세운 통일 불사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신임 총무원장, 방북 후 조불련과 합의>
     
      2009년 말 신임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자승 스님은 2010년 1월30일부터 2월2일까지 방북해 조불련과 『南北共同宣言(남북공동선언)의 이행과 민족의 화해협력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금강산 신계사 성지순례』,『평양시내 불교회관 건립』,『부처님 오신 날 평양 등에서 남북불교도 합동법회』,『6·15 10돌 맞이 금강산 등에서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남측불교단체와 조불련과의 교류협력』 등에 합의했다.
     
      2010년 2월13일 대한민국지기기불교도총연합(대불총. 상임대표 공동회장 박희도)은 『남북불교도 대표들이 말하는 南北共同宣言(남북공동선언)이란 고려연방제에 의한 통일을 추진하자는 2000년의 6.15선언과 6.15선언을 지원하기위한 2007년의 10.4선언이다. 이 선언들은 위헌적이며 反국가적이라는 것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미 국민들이 심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종교도 인정하지 않는 북한의 조불련은 노동당의 위장 단체이며 우리불교계를 공산화 통일전략에 이용하고 외화벌이에 봉으로 삼기위한 단체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는가!』라며 『대한불교 조계종이 더 이상의 무분별하게 조불련과의 교류를 계속한다면 대다수 불교도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외면과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3월8일자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