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싸인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게 과연 대한민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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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선물?
    그저 공수표가 아니었던가.

    새누리당이 또,
    두 눈 뜨고 코를 베였다.

    여야는 크리스마스인 25일,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안을
    올해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연말에 예산과 법안이 통과해서
    국민들이 내년을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국회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꽉 막힌 정국을 풀고 굽은 것은 펴서,
    크리스마스 날 국민과 국회에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겉으로는 원칙적인 합의였다.

    하지만 국정원 개혁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큰 만큼,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았다.

    민주당 측은
    국정원의 심리전 활동을 전면 규제하고,
    정보관(IO)의 정부기관 상시출입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원 내부 자체규정을 통해 이를 규제하자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여야는 국정원 개혁특위를 통해
    오는 27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지만,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민주당 측이
    국정원 개혁과 예산안 처리를 연계하겠다는
    [발목잡기] 전략을 세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 ▲ 뭔가 불만스럽다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 뭔가 불만스럽다는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민주당의 연계처리 계획이 알려진 뒤,
    새누리당은 뒤늦게
    [두 사안을 연계하는 것은 명백한 국정 태클]이라고 반발했다.

    26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 내용이다.

    “민주당이 국정원 법안과 새해 예산안을 연계해,
    법안이 뜻대로 안되면
    예산안 처리를 안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게 문제다.

    민주당의 싸인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게 과연 대한민국인가,
    민주당의 나라인가?

    예산안이라는 민생을 볼모로,
    과도한 입법요구를 연계하는 것은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태클이고 반칙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항의에도 꼼짝 않는 모습이다.

     

    국정원 개혁특위가
    편파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정세균 국정원 개혁특위 위원장은 전날,
    보름간 여야가 논의를 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편향 발언을 던졌다.

    “만에 하나 보이지 않는 손이 새누리당 뒤에 있다면,
    이는 의회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역사의 반동 행위가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결국 중립적인 역할을 해야 할 특위 위원장이 
    노골적으로 소속 정당을 편들고 나서면서
    특위가 방향성을 잃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파정국-경색정국]
    국정원 개혁과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간 갈등의 골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