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이해찬 의원이

    동향 형님 만나 이미지 변신? 




  • 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오랜만에 뉴스를 탔다.

    이해찬 의원은,
    13일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과 만나
    [세종특별자치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두 李 의원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 식당에서 오찬회동을 하고
    [세종시특별법 개정안],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
    세종시 지원 법률안 통과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한다.

    두 李 의원의 만남은 여려가지 면에서 관심을 끈다.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은 오뚝이 같이 일어난 인물이다.

    그의 언변은 너무나 달콤하고 능숙해서 유창한게 흠이랄 정도이다.

    이완구 의원은,
    정치적인 능력 못지 않게
    거동을 못 할 만큼 어려웠던 병마(病魔)를 딛고 일어선 점이
    매우 이색적인 정치인이다.

    그는 충남지사 시절,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자,
    충남지사 직을 던질 만큼 결단력도 두드러진다.

    이해찬 의원이야 더 말할 것이 없겠다.

    이해찬 의원은,
    교육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그 보다 더 많은 욕을 먹은 각료가 몇이나 될까 싶을 만큼
    엄청나게 부정적인 의견과 평판에 시달린 대표적인 인물.

    지금도 이해찬 교육부 장관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랬던 이해찬이 18대를 건너 뛰고,
    19대 총선 때 세종시로 넘어와 6선에 성공했다.

    세종시 국회의원으로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않았다.
    그가 6선의 민주당 의원으로서 진짜 처신을 잘 한 것은 딱 한가지,
    비교적 잘 참았다는 점일 것이다.


  • 지난해부터 나라를 온통 시끄러운 잡음 속으로 끌어넣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이나 국정원의 대선 댓글 논란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이해찬 의원은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입을 열기만 하면
    공감보다는 더 막강한 비호감의 반대여론이 강하다 보니
    저절로 입을 닫게 되었던 것 같다.

    이유야 어쨌든,
    평소 그 답지 않게 입을 닫음으로 해서
    이해찬에 대한 아주 작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민주당에서 한가닥 한다는 의원들이 입을 열 때 마다
    어쩌면 저렇게 품위가 없고 식견이 얕은지 알 수 없다
    도매금 비판 대열에 휩싸이지 않은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면,
    민주당 6선에 대한 실례가 될까?

    그랬던 그가,
    비교적 이미지가 깨끗하고 처신이 분명한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과 단독으로 만나
    세종시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맞장구를 친 행동이 수상쩍다.

    오찬장에서 이완구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해찬 총리를 모시고
    이런 저런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세종시에 대해 한치의 오차없이 생각이 비슷하다.
    18일 현오석 부총리를 만나 말씀 드린 이후
    다음 주 총리면담 예정이다.

    앞으로 이해찬 총리와 수시로 전화 드리고
    또 그 사이에 만날 수 있으면 만나 뵙겠다.

    세종시에는 여야가 없다.
    이견이 없는 만큼 이해찬 총리를 모시고 세종시 매듭을 잘 풀겠다.”


    이해찬 의원도 맞장구를 쳤다.

    “이완구 의원은
    세종시 원안고수를 위해 도지사직을 사직하고 원안을 지킨 분이다.

    다시 정치를 하시면서
    새누리 세종시 특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세종시에 백만원군이 생긴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표시절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신 분이다.

    오히려 부처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더 강하다.

    세종시 특별법,
    정기국회 12월에 처리돼야 한다.

    그래야 교부세-지원금 등 법안에 반영된 내용을 갖고
    2014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

    이 내용에 대한 이견은 없다.”



    두 이 의원이 한 목소리를 낸 안건은 또 있다.
    충청권 의석 확대 방안이다.

    "대전만 해도 울산이나 광주보다 인구가 많은데
    의석은 오히려 적어 표의 등가성에 문제가 있다.
    여기에 인식을 같이하고
    충청 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 이완구 의원

     

    "최근 당내 의원들이 모여
    충청권 의석이 늘어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최종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다."

       - 이해찬 의원


    어쨌거나 이제 [완구]가 [해찬]의 손을 잡음으로써,
    [해찬]을 보는 사람들의 [대책없는 꼴통 진보]라는 선입견이
    조금은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아주 쬐끄만]
    기대를 갖게 한다.


  • 그래서 하는 말이다.
    이해찬 의원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혹시나 [해찬]이 [완구]와 손을 잡은 것이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인 행보는 아니기를 바란다.

    이완구 의원은 1950년 청양출신이다.
    이해찬 의원은 1952년 청양출신이다.

    3선에 충남도지사 출신인 이완구 의원이
    6선에 국무총리 출신인 이해찬 의원에 비해
    경력(經歷)과 선수(選數)에서는 밀릴지 모른다.

    그러나 나이나 고향을 보면,
    특히 언행(言行)의 경중(輕重)을 보면,
    이완구 의원이 더 어른스럽다.

    과연 이해찬 의원은,
    동향 형님을 만나 개과천선(改過遷善) 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이완구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