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김진태 의원이
    파리거주 교민들 일부의 반(反)박근혜 시위를 비난한 데 대해
    시위자들은 그것을 [폭언]이라고 반박했다.
    [폭언]은 아마 시비 거리가 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박근혜는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한
    시위자들의 외침은 [폭언]이 아닌가?

    “(시위자들의 채증사진에 의거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한 김진태 의원의 표현,
    그리고 “박근혜는 합법적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한 시위자들의 표현은
    결국 피장파장이요 장군 멍군이다.
    네가 [폭언]을 하니까
    나도 [폭언]을 한 인과관계다.

    시위자들은 말할 것이다.
    “우리의 구호가 왜 폭언이냐, 그건 정치적 의사표현일 뿐이다”라고.
    그러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말은
    그것을 해석하자면 실로 엄청난 의미를 갖는 말이다.
    그들의 구호가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감이란 뜻이 되고,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 되고,
    대통령 자리를 불법적으로 찬탈한 범법자란 뜻이 되고,
    전두환 노태우처럼 법정에 설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이게 보통 말인가?
    박근혜 진영 입장에서 보면,
    이거야말로 사람 죽이는 [폭언] 중 [폭언]이라 할 것이다.

    그러니
    “내가 너에게 한 말은
    표현 여하 간에 좋은 말이고,
    네가 나한테 한 말만 나쁜 것”이라는
    식이 돼선 안 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이다.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표현은 가급적 반박의 여지가 없도록 하는 게 좋다.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다”란 표현은
    박근혜 정부의 존재의 정당성을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말인데
    이런 말을 듣고
    박근혜 진영이
    ”아, 그래요?
    충고 감사합니다,
    객지에서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할 것 같은가?

    김진태 의원도
    앞으로 지도급으로 자라려면
    표현에서 격정의 분출을 좀 자제하는 게 좋을 듯싶다.
    시위자들을 일괄해서 [통진당]으로 간주한 표현은,
    최소한 형식논리 상의 재반박의 여지를 주고 있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