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연합뉴스)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서 발생한 의문의 차량 돌진 사건이 위구르인에 의한 자살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건에 한족 남성 1명을 포함해 최소 8명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건의 내용을 거의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것은 이번 일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SCMP는 경찰이 시내 각 호텔에 보낸 조사통지문을 인용해 용의자 가운데는 쓰촨(四川)성 출신의 '류커'라는 이름의 21세 한족 남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의 주소는 신장(新疆)의 창지(昌吉) 후이족(回族) 자치구로 돼 있다.

    경찰은 이밖에 신장출신 위구르인 7명의 이름과 신장 자동차 번호 5개, 오토바이 번호 1개를 호텔에 전달하고 거동 수상자를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신장에서도 용의자 수색 작업이 시작됐다. 신장 허톈(和田)시의 한 호텔 직원은 턱수염을 기른 위구르인 남성을 손님으로 받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이에 해당하는 남성은 신분을 증명하는 유효한 서류를 갖고 있다 해도 투숙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건 현장 부근은 부쩍 경계가 강화됐다. 사복 경찰들이 추가로 배치돼 순찰하고 있으며 인근에는 소방차가 대기 중이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 보도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에 따르면 중국 언론에는 신화통신의 보도 내용에 따르라는 중앙선전부의 보도 지침이 내려졌다.

    중국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도 당국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이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등 인터넷에 올리는 사건 관련 사진은 곧바로 삭제되고 있으며 댓글들도 심한 검열을 받고 있다.

    한편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38명 중 12명이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인 첸룽왕(千龍網)에 따르면 부상자 38명 중 5명은 수술이 진행 중이며 12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