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아이폰5c·아이패드미니로 중가시장 강화
    최고급 스마트기기 시장의 성장한계 추세 고려한 전략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에 이어 7.9인치 태블릿PC 제품인 아이패드 미니에도 고화질 '레티나(망막)' 화면을 장착함에 따라 중가 태블릿PC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아이패드 미니 신제품은 화소 수를 갑절로 늘리는 등 화질 면에서 차이를 보이면서도 제품 가격은 이전 제품과 같이 399달러(약 42만원)로 책정됐다. 여기에 애플은 전작 아이패드 미니 제품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299달러(약 32만원)로 낮췄다.

    소비자들이 이전 세대 제품에 대한 화질 불만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레티나 화면을 장착한 아이패드 미니 신제품의 시장 반응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저가 7∼8인치대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이 영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또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소비자들은 기존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앞서 지난달에도 아이폰5s와 함께 중가 스마트폰인 아이폰5c를 내놓은 바 있다. 올해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두 분야에서 중가 제품의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모양새다.

    애플이 아이폰5c와 아이패드 미니를 앞세워 중가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최고급 스마트 기기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성숙시장(mature markets)에서는 최고가 제품 시장이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고, 중국·인도 등 성장시장(emerging markets)에서는 저가 제품 시장이 확대 일로에 있다.

    이 같은 각각의 시장 환경에 맞는 제품을 내려다 보니 중저가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과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패드 미니는 출시 이후 애플의 전체 아이패드 판매량의 ⅔를 차지하며 기존의 9.7인치 아이패드를 압도하는 판매고를 보였다.

    그러나 애플의 중저가 전략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로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격 면에서 애플 제품보다 크게 저렴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PC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당장 구글이 내놓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기준) 태블릿PC인 넥서스7만 해도 가격이 299달러로 아이패드 미니 신제품보다 저렴하고, 미국 시장에서는 7인치 제품이 139∼229달러인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와도 경쟁해야 한다.

    중국 시장 등에서 널리 팔리는 초저가형 '상표 없는(화이트박스)' 태블릿PC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을 좀먹고 있다.

    스마트폰 아이폰5c 역시 아이폰5s보다 초기 판매량이 적다는 분석이 외신 등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아이패드 미니 기존 제품의 가격이 299달러로 내려감에 따라 애플이 중가 태블릿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편 아이패드 미니 라인업이 보강됨에 따라 7∼8인치대 태블릿PC의 경쟁도 더욱 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8.0과 LG전자의 G패드, 구글의 넥서스7(2세대) 등이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와콤의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 필기구 'S펜'으로, LG전자는 8.3인치 화면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을, 넥서스7은 가격 대비 성능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이패드 미니는 화면 밀도 등 화질과 휴대성, 아이폰이나 맥 컴퓨터와의 연동 등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