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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익 국편위원장을 헐뜯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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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영익 국사편찬 위원장은
나의 대학 같은 과(서울 문리대 정치학과) 1년 선배였다.
항상 차분하고 절제된 학구파였다.
흔한 젊은 날의 과잉열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균형과 성찰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자였다.2학년 때 학생 신문에 어쭙잖은 글을 한 편 썼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 뒤
나는 류 선배를 우연히 인천행 열차에서 조우할 수 있었다.
나는 당시 부평에 있는 미 육군 수송대 카투사 병이었고,
류 선배는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의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류 선배는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학교에서 쫒겨난 내 처지를 위로해주면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지금이 오히려 자신을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그리곤 나는 부평에서 내렸다.그로부터 30년.
나는 <조선일보>에서 논설과 칼럼을 쓰고 있었고
류 선배는 미국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뒤,
고려-한림-연세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었다.
자연히 이런 저런 자리에서 오랜만에 해후할 수 있었고,
만나자 마자 나는
류 선배에게
"한국 현대사를 한국 아닌 외국에서 연구하는 의미가 뭐냐?"고
물었다.
선배의 대답은 대충 이런 취지였다.
"세계사의 프리즘으로 각국사를 보아야지,
그것 없이 국가사를 보는 것은 좀 그렇다"는 것이었다.나는 그 의미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나도 젊었을 때는
제3 세계적인 민족주의 역사관에 영향을 받은 시절이 있었지만,
그런 후진국적 역사관을
오늘의 발전되고 민주화 된 대한민국에도 요지부동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고정관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이점에서 나는
류영익 선배가
대한민국의 눈부신 오늘을 가져온 건국 초기의 네이션 빌딩과정,
특히 이승만 박사의 행적에 대한 객관적이고 편견 없는 연구를 쌓아 온 것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견이야말로
학문의 적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를 연구하는 게
학문의 정도이기 때문이다.지금 일부 세력이
류영익 교수의 국사편찬 위원장 임명을 그토록 헐뜯고 있는 것은
그가 바로 현대사를 [있는 그대로] 연구하는 것을
저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이승만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지 말고
"나쁜 X을 만들라"고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뿌리 째
[나쁜 것]으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오늘의 우리사회의 싸움은 이처럼,
대한민국 65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있는 그대로 보느냐,
아니면 그것을
[식민지 종속국]으로
그려서 보느냐의
건곤일척의 사생결단이다.여기에 민주당이란 원내 제1 야당까지
류영익 교수 임명 반대에 편들고 나섰으니
침 기가 막힐 노릇이다.류영익 교수는
역사를 꾸밈 없이,덧칠 하지 말고 서술하자는 입장일 뿐이다.
이데올로기의 고정관념에 매이지 말고
역사를 실증적으로 서술하자는 것 뿐이다.이게 어쨌다는 것인가?
정부는 류영익 교수에 관한 신임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시민역량으로
역사전쟁의 중요 진지 <국사편찬위원회>를 수복해야 한다.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