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離散) 상봉] 자체가

    北의 부도덕을 증명

     

  •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이산가족 상봉이란 말이 있는 것 자체가
    북한권력이 안고 있는 부도덕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도대체 지금이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빌론의 유수(幽囚)) 시절인가,
    나치스 치하의 유태인 게토 시절인가?
    이산가족 상봉이라니,
    그들이 다리가 없나,
    다리가 있어도 움직이질 못하나?

    왜 이런 말이 있나?

    이유는 꼭 하나,
    북한 김(金)가네가 주민을 꼼짝달싹 못하게 붙잡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전체가 거대한 감옥이기 때문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따라서,
    감옥에 갇힌 죄 없는 죄수들을
    가족들이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 접견하는 수준의 무대 연출이다.

    이런 걸 가지고
    김정일이 생색을 내고
    누가 노벨 평화상까지 탔다니
    참 기가 막힐 비극이다.

    물론 이런 행사로라도 이산가족이 생사를 확인하고
    얼굴이라도 마주보는 게 어디냐고 할 것이다.
    이런 측면을 전적으로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밖엔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북한의 부도덕에 대해서도
    이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가족이 자유롭게 재결합 하도록 내버려두면
    자기들이 곧 망할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권력-이건 권력으로선 막장이다.
    이런 권력은 존재할 가치도 자격도 없다.
    망해 싼 권력이다.
    망해야 한다.
    상봉 행사가
    이 본질적인 문제를 가리도록 해선 안 된다.

    그런 상봉 행사를 또 하더라도
    정치적 쇼만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된다.
    김정은이 생색내고
    우리 정부가 [업적]인양 떠벌리는 쇼는 없어야 한다.
    남북 사이에 현존하는 치열한 가치투쟁과 생존투쟁을 흐리는
    [연막효과]와 [마취효과]도 경계해야 한다.

    미디어가 상업주의적으로 다루고 선정적으로 극화시키는 관행도 자제해야 한다.
    자제하라고 해서 자제하진 않겠지만.

    누가 가족의 재결합을 위한 자유선택을 가로막는가?
    누가 가족 사이의 자유로운 서신교환까지 가로막는가?

    이 물음을 둘러싼 싸움에서 대한민국이 단연 우위를 점해가고 있다.
    이것을 끝까지 밀고 가는 것이 완벽한 이산가족 상봉의 길일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