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보식·김순덕의 비뚤어진 인간觀

    이들은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詩를 음미할 필요가 있다

    문무대왕(회원) /조갑제닷컴   

    박근혜 대통령이 金淇春(김기춘) 前 법무부 장관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자
    金 실장이 그간 쌓아 온 풍부한 경륜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高齡(고령)이라는 이유로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민주당과 일부 좌파(左派)세력들은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며
    공격하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와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도
    이들과 비슷한 논조의 칼럼을 썼다.
     
    최보식 기자는,
    지난 8월9일字 <조선일보> 칼럼 <꺼진 불도 다시 보자>에서
    “그는 자신의 모든 경륜을 다 발휘해도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것은 이겨낼 수 없다”면서
    “지금은 그에게 익숙했던 [閣下(각하)의 시대]가 아니다.
    새로운 세상을 주도하는 것은 그가 감당해낼 몫이 아니다.
    사람의 수명이 아무리 늘어났다고 해도,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崔 기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연령차별], [노인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작년 대선 즈음엔,
    김지하 시인을 비판하는 칼럼을 써 보수층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도
    8월12일字 칼럼 <王실장과 그때 그 사람>에서
    “불안한 이유는
    국민은 이미 1970년대를 [졸업]했는데
    대통령은 자꾸만, 아닌 듯하다가도 다시,
    그때 그 시대 아버지의 유산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기자가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은 자유이며 자신의 권리이다.
    그러나 그 주장이 일방적이거나 한 쪽으로 치우쳐선 안된다.
    두 기자는 특정인이 가지고 있는 경륜과 역량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들은 [고령](高齡), [舊시대 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서실장에 적합치 않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듯하다.
    중국 全人大(전인대)나 일본 의회에서 80대 정치인들이 활동하는 모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 의회에는 6
    ·25참전용사 출신 국회의원이 있는데, 이들 중 네 명이 80대이다.
     
    경륜과 능력을 무시하고 단순히 연령만을 가지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부(不)적격이라면
    50대였던 문재인-임태희 前 실장은
    年少(연소)한 나이 하나만으로도 유능한 비서실장 대우를 받지 않았겠는가?
    특히 문재인이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단순히 나이만으로 사람을 평가해선 안 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고령화 시대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들이 集積(집적)해 온 경륜과 능력은 소중한
    사회적 資産(자산)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우스개도 있지 않은가?
     
    김기춘 비서실장의 임명을 빈정대는
    이들에게 사무엘 울만의 詩 <청춘>의 전문(全文)을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雪]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氷]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