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활동에 사실상 공모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들이 제시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1급 기밀문서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밀문서에 따르면 MS는 회원들의 이메일 내용과 접속 기록 등 통신 정보에 미국 정보당국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MS는 특히 NSA가 통신정보 암호화를 피해 회원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구체적으로 MS가 작년 7월 새 이메일 서비스인 '아웃룩 닷컴'에 대한 준비에 들어가자, NSA는 암호화 처리된 채팅을 '엿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MS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고, 문제를 해결한 뒤에야 아웃룩 닷컴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다른 문서에는 NSA가 핫메일(Hotmail)이나 라이브(Live) 메신저, 아웃룩 닷컴 계정의 암호화 처리 이전에도 전자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을 통해 정보에 접근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내용도 나온다.

    MS의 정보당국에 대한 협조가 아웃룩 닷컴 등의 서비스에 제한된 것이 아님을 나타내는 언급도 있다.

    2013년 4월 8일자 문건에 따르면 MS는 NSA가 프리즘을 통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에 접근할 수 있도록 FBI와 협력했다. 스카이드라이브는 전 세계적으로 2억5천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FBI가 아웃룩 닷컴의 '가명 만들기'라는 부가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MS와 협업했으며, NSA가 전 세계 6억6천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MS의 인터넷전화 서비스 '스카이프'의 개인 통신정보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NSA는 한 내부 문서에서 이러한 노력 덕에 스카이프의 화상 모니터링 건수가 3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MS는 "정보 제공은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이어서 주요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정보당국에 개인 정보를 제공했다는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MS, 구글, 페이스북, 야후 등 인터넷 기업들은 미국 정보당국이 중앙 서버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정보수집 활동에 협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들 기업은 프리즘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합법적인 정보 제공 요청에만 응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구글과 MS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정부에 제공한 정보를 공개하게 해달라며 미국 해외정보감시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