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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박(朴) 설전, [박 남매 vs 보훈처장] 승자는?

박승춘 "논란 많은 곡, 국가유공자 사업은 계속해야"

입력 2013-06-21 15:07 수정 2017-04-28 12:41


<임을 위한 행진곡>을 문제 삼아
국가보훈처장 사퇴를 구사(驅使)하던  
<민주당>의 [박 남매](박지원-박영선)가 굴욕만 당했다.    
박지원 의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게사퇴를 요구하던 중 
오히려 역습을 당한 것. 

박영선 의원이 박지원 의원을 거들고 나섰지만,
박승춘 보훈처장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쓰리 박(朴)의 설전은,
20일 오전 10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작됐다.

▲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박영선 의원이 조용히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호시탐탐 공격의 기회를 찾고 있던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질의 순서가 돌아오자 곧바로 직격탄을 날렸다. 

"보훈처장!
내가 오늘 보훈처장이 사임해야 한다는 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왜 그런지 아느냐."

박승춘 보훈처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의원님 말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그동안 벼르고 있었다는 듯,
한 달 전 화두를 꺼내 들었다.   

"5.18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금지곡이냐?
지금이 유신 때냐."


박승춘 보훈처장의 답변.

[금지곡은 아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있다]

박지원 의원은 얼굴을 찌푸린 채 일방적 공세를 쏟아냈다. 

"무슨 의견이 있나.
그러면 제창은 못하고,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날 의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합창하며 일어서니까
보훈처장은 왜 일어섰느냐.
박근혜 대통령은 왜 태극기를 흔들었느냐. 
그렇게 편안하게."


박승춘 보훈처장이 대답을 하려고 하자
박지원 의원은 틈을 주지 않고 맹공을 이어갔다.
그의 주특기, [몰아세우기] 전술이었다.

"그렇게 유신적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 존경 받겠나.
대한민국이 21세기 어떤 나라인가.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면 보훈처장이 지옥으로 가냐."


박승춘 보훈처장,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박지원 의원의 공세가 잠시 멈추자,
박승춘 보훈처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는 박지원 의원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 충고를 건넸다.
억지 주장에 대한 일침이었다.

"의원님,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바꿔서 생각해봐라.

이 노래는 2008년 정부기념 5.18 논란 돼서 
2009년부터 2011년 제창 못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박승춘 보훈처장의 답변을 뭉개려는
박지원 의원이 그럴만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그럴만한 이유가 뭔가.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경직돼서 성공했나?
박근혜 대통령이 뭐라고 했나.
화해와 용서, 화합, 국민 대통합을 요구했다.

그런데 거기에 참석한 상당한 국민들이
제창 합창을 하겠다는데 왜 보훈처장이 막는가.
그렇게 소신이 없으면 관두라 그거다."


박승춘 처장이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자
박지원 의원이 톤을 높이며 역정을 냈다.

"그래서 우리 민주당에서 해임을 건의하는데, 
보훈처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라 해임권의 대상이 안 된다.  
그래서 방법이 없다 이거다." 


이 발언에 회의장에 앉아 있던 몇몇 의원들이 웃었고,
박승춘 보훈처장도 어이없다는 듯 함께 웃었다. 

"허허허"


▲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에 대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박지원 의원은
좋은 약점을 잡았다는 듯 고성을 질렀다.
심지어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웃지 마라!!
보훈처장! 국회의원이 질문하는데 조롱하듯 웃어?
그따위가 어디있어!"


보훈처장에게 삿대질까지 했다.  
박승훈 보훈처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우리 보훈처는 국민의 공감대를 위해서,
국가 유공자를 위해서..."


박지원 의원이 도중에 끼어들며 재탕했다.
꼬투리를 놓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국회의원이 진지하게 질문하는데
[허허허] 하고, 그게 바른 태도냐."


박승춘 보훈처장은 개의치 않고 소신 있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 국가보훈처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위해서 일하는 곳이다."


박지원 의원은 또 다시 말을 자르며,
[대통령], [여당], [국민통합] 등을 거론했다. 
"그러니까 5.18 유공자들도 인정했고, 보상을 했고
<유네스코>에도 등재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문제가 됐다고 하면,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왜 그러냐.
그렇게 소신 있으면 왜 일어나서 태극기 흔드느냐, 앉아 있어야지. 
<새누리당> 대표도 함께 일어나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국민통합차원에서 노래를 부르면 안되냐.
<5.18단체>는 보훈단체가 아니냐."


박승훈 보훈처장이
[보훈단체 맞지만,
5.18단체를 제외한 모든 보훈 단체가 반대한다]고 응수하자,
박지원 의원은 마치 몰랐다는 듯 되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박승훈 보훈처장.

"그렇다." 


공격은 박지원 의원이 하고 있는데, 

분위기는 박승춘 보훈처장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박지원 의원이 총구를 열고 무차별 난사를 했는데, 
정작 보훈처장은 한 발도 안 맞은 것 같은 분위기였다.  


▲ 민주당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이 할말이 없었는지,
딴지 거는 수준의 발언을 던졌다. 

"그러면, 반대하면 무조건 안하냐?"


박지원 의원의 탄창이 비었다는 것을 눈치챈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보훈처장님. 지금 답변이 적절하지 않다. 
지금 답변을 그런 식으로 하니까
박지원 의원이 역정을 내는 것 아닌가?

지금하신 답변을 제가 지금 적고 있는데,
처장의 답변을 따지고 보면 처장이
한쪽 편을 드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 답변은 보훈처장으로 적절치 않다.
보훈단체는 다 똑 같은 보훈단체다.

어떻게 그렇게 말하는가.
왜 말도 안돼는 얘기로 자꾸 긁어부스럼을 만드냐.
질의를 끝낼 수 있게 답변하라."  


박승춘 보훈처장은 [일당백]의 기세로 
[단체마다 어떤 사안에 따라서 의견은 다를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박영선 의원은 <5.18>과 <6.25>를 비교 언급했다. 

"그러면 어떤 단체가 6.25 행사를 반대하면 
그것도 안 할건가.
그건 말이 안 된다." 


박지원 의원은 머리를 매만지며, 
박승춘 보훈처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공격 재개의 기회를 찾는 듯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존경하는 박지원 의원님이 말씀하셨듯이... "


박승춘 보훈처장이 말을 떼는 순간,  
박지원 의원이 다시 삿대질을 하며 공격을 재개했다.  

"존경은 안 해도 좋으니까,
비웃지 말란 말이에요!!" 


이에 박승춘 보훈처장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강한 어투로 답변했다. 

"국가보훈처장은
국가유공자를 대표하는 업무를 하는 자리다. 
그런데 5.18 노래를 가지고
국가유공자의 업무를 대표하는 보훈처장을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에 대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잘못하면 사퇴해야 한다]는 박지원 의원의 말에
박승춘 보훈처장은 [내가 뭘 잘못했냐]라고 따져 물었다. 

박지원 의원.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른 것이 잘못인가."


박승춘 의원은 논리정연한 답변을 내놓았다.

"제가 말씀드리겠다.
우리 보훈 단체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지 않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단체에서,
민중 의례용으로 사용하는 노래를,
정부기관 행사시 공식 규정곡으로 지정하여
모든 참석자들에게 의무적으로 부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박지원 의원은
기세에 눌린 듯 다소 낮은 톤으로 바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 나는 5.18 행사에 매년 참석을 했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도 다 했고,
애국가도 했고, 순국 호국 묵념도 했다. 
하지 않는 단체나 개인을 규탄을 해야지..."


박승춘 보훈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특정 단체나 세력이 부르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보훈처가 이 노래를 지정곡으로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특정단체나 세력이
이 노래를 애국가 대신에 부르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그 단체를 이 노래를 못 부르게 해서..."


그 순간, 박지원 의원의 발언이 회의장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보훈처장.
그러면 간첩이
한국말로 [간첩]하고 말하면
한국말 못쓰게 하나?"
보훈처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3초간 침묵을 지킨 뒤,
비교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것하고는 다르다.
어떻게 그렇게 표현을 하는가."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간첩] 발언을 이어갔다.
수준이 놀라울 지경이었다.

"누가 불렀든지 합법적인 보훈단체에서
태극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과 애국가를 다 제창하는데,
그런 것을 거부하는 세력이 부른다고 해서 못 부르게 하는것은 
간첩질하는 사람이 한국말로 [간첩]하면 못쓰게 하냐 이거야."


▲ 민주당 박영선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의원의 헛발질이 계속되자
박영선 의원이 또 한 번 바통을 넘겨 받았다.

"보훈처장님 그만하시구요.
보훈단체가 3.1절 기념곡을 부르면 3.1절 못 부르게 할건가.
그 말씀이 안 되는 얘기를
여기 국회에 와서 근거부스럼 만들지 말라.
보훈처장이 자꾸 그러면 
저희 법사위에서는 보훈처와 관련된 법안 심의를 그만할 거다. 
어떻게 말씀을 그렇게 하는가."


박승춘 보훈처장:

"나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박영선 의원:

"무슨 사실을 말했나.
그러면 3.1절 기념단체가 기념곡 부르면 못 부르게 할거냐구요.
말이 안 돼요."


기념곡이 문제?
본질을 호도하려는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박승춘 보훈처장:

"그건 사실이 다른 얘기다."


앞서 박승춘 보훈처장은 분명히 강조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지 않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단체에서,
민중 의례용으로 사용하는 노래를,
정부기관 행사시 공식 규정곡으로 지정하여 

모든 참석자들에게 의무적으로 부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회의장 여기저기에서는 고성이 들렸고,
지친 박영선 의원은 정회를 선포했다. 

40분후 회의를 재개하고 나서, 
박영선 의원은 보훈처장에게 사과를 권유했다. 
이에 박승춘 보훈처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양보했고 설전은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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