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 관하여
    광주 시민에게 권고(勸告)한다

    李東馥     


    금년도 5.18 기념행사 기간 중 광주(光州)가 몸살을 앓았다는 소식이다.
    사단(事端)은 5.18 기념행사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느냐 [합창]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정부와 기념행사 주최측이 대립하여 결국 5월18일의 기념식은 많은 재야측 인사들이 참석을 보이콧하는 반 쪼가리 행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만원(池萬元) 씨의 ‘고발(告發)’에 의하면
    문제의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9-91년 사이에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金日成)의 지시에 따라 1980년 광주에서 발생한 <5.18 사태>를 소재로 북한이 제작한 영화의 주제곡으로 황석영이 작사(作詞)하고 윤이상이 작곡(作曲)한 노래라고 한다.

    지만원 씨에 의하면, 이 영화는 원 제목이 <산 자여 따르라>였으나 다음에 <임을 위한 교향시>로 바뀌었고 이 영화의 주제곡이 곧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것이다.

    지만원 씨에 의하면, 제목이 <임을 위한 교향시>라는 문제의 북한 제작 영화의 필름은 통일부 북한자료 센터가 입수하여 보관하고 있어서 지만원씨 자신이 관람한 것은 물론, 그의 주선으로 50여 명이 단체 관람을 했으며 이 관람을 통하여 영화의 자막에 이 영화가 [황석영 시나리오 작성 윤이상 주제곡 작곡]인 것으로 명기(明記)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 필자는 차제에 강운태 광주 시장과 광주 시민들에게 권고하고 싶다.
    광주시와 시민 대표들이 통일부 북한자료 센터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제의 북한 영화를 관람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만약 관람을 통하여 문제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 과연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황석영이 작사하고 윤이상이 작곡한 것이 확인된다면, 광주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관한 입장을 재고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가뜩이나, 5.18 사태 때 북한군의 개입이 있었느니, 없었느니 때 아닌 설왕설래(說往說來)가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판국이다.

    만약, 이 같은 영화 관람을 통하여 지만원씨의 고발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필자의 생각으로는, 광주시와 시민들이 오히려 자진해서 문제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폐기하고 5.18을 순수하게 [민주화 투쟁]으로 경건하게 기억하고, 회상하고, 추모하는 노래를 새로이 작사▪작곡하여 모든 국민과 부담 없이 함께 [제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싶다.
    강운태 광주 시장과 광주 시민 여러분의 심사숙고(深思熟考)를 바라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