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을 싫어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한의 역사에는 조선 시대가 없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북한의 공식 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조선이라는 단어를 국호 앞에 넣은 이유는 민족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북한은 권력을 3대 세습 하고 왕이 누렸던 절대적 권력을 연상시키는 정치를 아직도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한국에선 북한을 비하할 때 ‘마치 조선 시대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러나 정작 북한은 조선 시대를 싫어한다. 북한에서는 과거사를 이야기할 때 ‘조선시대’라고 표현하지 않고 ‘봉건시대’라고 말한다.

    탈북자 이 영주(가명) 씨는 “TV에서 사극을 보며 남한 친구에게 조선 시대 라는 말을 처음 들었어요. 북한에서는 봉건시대라고 부르거든요. 그러면서 그 시대의 단점만을 이야기하고 흉만 봅니다”고 말했다.

    이 씨에 의하면 북한은 학생들에게 이성계를 민족의 반역자로 가르치며 조선 시대의 나쁜 점만 강조하는 교육을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조선 시대의 악습 탓에 후세가 고생했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그렇다 치고 문제는 과연 북한이 이런 것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과거 지주의 소작농 제도나, 빈농의 착취를 언급하면서 우리 민족을 악랄하게 괴롭히던 일본을 욕하는 북한은 과거 그들보다 더 잔혹하게 북한주민을 괴롭히고 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아사했던 주민의 숫자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탈북자 고 지애(가명)씨에 의하면 “장마당에서 북한주민을 단속하는 보안원이 너무 심하게 주민의 물건을 착취하자 한 노인이 분을 못 이기고 ‘왜놈 순사보다 더 한 놈아! 일제 때도 지금 같지는 않았다’며 대들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당장 교화소로 잡아 갔지만, 최근엔 하도 주민의 분노가 크다 보니 잡아가진 않더라”고 했다.

    조선 시대의 쇄국정책을 탓하는 북한의 현재 모습을 보면 더 가관이다. 정권유지를 위해 외국과의 다양한 교류 기회를 스스로 막으며 최근에는 유일한 남북교류시설인 개성공단의 운영마저 딴죽을 걸더니 직통전화마저 끊어 버린 것이 북한이다.

    탈북자 최 미향(가명)씨는 “북한이 조선시대를 흉보는 모든 내용을 듣고 있으면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다. 이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살게 해준다는 헛된 선전으로 북한주민을 수십 년째 현혹하며 극소수를 위한 정권유지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조선 시대 지주를 욕하는 북한의 간부를 보면 어이가 없다”고 전했다.

    북한이 국호에 ‘조선’이란 단어를 넣은 것은 우리가 남과 북으로 나뉘던 시기에 북한이 대중에게 자신들이 한국보다 더욱 정통성이 있는 국가라는 명분을 앞세우기 위해 만든 것일 뿐, 조선시대가 그리워서가 아니다. 북한은 조선시대를 봉건시대나 이씨조선시대라고 칭하며 경멸하고 있다. 북한은 망하기 전까지 그들이 역사상 가장 악랄한 ‘김씨 왕조 시대’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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