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주민 배고픔보다 더 힘든 것은

    속고 있는건 북한주민이 아니라 북한정권이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 “한국에 와서 가장 행복한 것이 생활총화와 강연회, 학습회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은 북한출신 주민이 공통으로 증언한 대답이다.

    한국에 있는 탈북자와 중국에서 만나본 탈북자들은 입을 모아 북한의 정치적 조직생활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북한주민이 배고픔 때문에 고향을 떠나 목숨을 걸고 탈북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매일같이 북한주민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던 조직생활이 있었다.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가장 원했던 것은 식량배급보다 정치적 조직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5년 전 탈북해서 2010년 한국에 온 청진 출신의 탈북자 김지애(가명) 씨는 “북한을 탈북해서 중국에서 숨어 지내며 겁이 났지만, 북한에서 항상 하던 총화와 강연회는 하지 않아서 도리어 마음이 편했습니다. 특히 토요일만 되면 더는 생활총화를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도피 생활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라고 증언했다.

    북한정권은 주민의 기본적인 의식주도 해결해 주지 못하면서 각종 정치행사를 강요하며 괴롭힌다. 평소에도 각종 총화 시간을 통해 주민 자신과 이웃까지 비판하게 한다.
    더 나아가 김 씨 일가를 배우는 학습회 와 교시 말씀전달을 통해 주민의 생각을 지배하려 한다.

    2003년 한국에 온 탈북자 박 주미(가명)씨는 “북한에서는 조직생활을 떠나서 살 수가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소년단’,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을 기본적으로 거치고 그 후 ‘직업동맹’, ‘농민근로자동맹’, ‘민주여성동맹’ 등 어떤 방식으로든 조직을 벗어날 수가 없지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생활총화’에도 참가해야 합니다. 만일 빠지면 ‘사상 검토’를 받게 돼서 공개적으로 남들에게 심한 비판을 받아야 하니까요”라고 증언했다.

    북한정권은 이처럼 조직생활과 생활총화를 통해 주민을 강력하게 통제하며 교육하고 있다.
    한국인 처지에서 ‘왜 북한주민은 데모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의 해답이 바로 이러한 조직 생활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주민의 일사불란한 모습이나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자발적인 행동이라기보다 북한정권의 폭정이 두려워서 저마다 연기를 하는 것이다.

    독재정권의 횡포가 두려워서 서로 간에 눈치를 보며 쇼를 하지만 북한정권은 이것을 주민의 충성심이라고 착각하며 선전하고 있다.

    북한주민이 하는 말과 행동은 자신의 의지가 없이 단순히 학습회를 통해 암기된 내용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자신을 보고 감동하는 주민을 보며 ‘일심 단결된 우리 인민’이라고 기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북한주민을 속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북한주민이 그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