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보스턴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 형제 가운데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사망한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가 정체불명의 남자 미샤(Misha)로부터 세뇌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P통신, 데일리메일 인터넷판 등은 24일(현지시간) 타메를란이 미샤라는 남자로부터 조종당했으며 그로 인해 과격 이슬람주의자로 돌변했다는 유족들의 증언을 자세히 전했다.

    타메를란 가족에게 '미샤'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이 남자는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타메를란보다 몇살 위인 30대이다.
    타메를란과 이슬람사원을 함께 다니며 이슬람교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자주 나눴다.

    그는 아르메니아 출신 미국인으로 대머리이며, 눈에 띄는 붉은색 턱수염을 가진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보스턴테러 수사의 초점이 정체불명의 이슬람 개종자 미샤를 찾는 데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샤의 정체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이번 보스턴테러를 배후조종했다는 설과 러시아의 스파이라는 설 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샤가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고 전했다.

    타메를란의 숙부와 전 처남 등은 미샤가 타메를란에게 과격한 시각을 심어줬으며, 종교적으로 무관심했던 타메를란에게 강력한 이슬람사상을 주입했다고 주장했다.

    타메를란의 숙부인 루슬란 차르니는 CNN과 인터뷰에서 "모든 건 2009년 케임브리지에서 시작됐다. 미샤는 타메를란의 뇌를 빼내 완벽하게 세뇌했다"고 말했다.

    타메를란은 미샤를 만나면서 복싱도, 음악공부도 그만뒀으며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반대하기 시작했다.

    타메를란 누이의 전 남편은 "한번은 두 사람이 집 부엌에서 몇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미샤는 타메를란에게 이슬람교가 무엇인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이슬람교에서 나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그들의 대화에 대해 타메를란의 어머니는 흡족해했지만 아버지는 못마땅해했다. 아버지는 미샤가 타메를란에게 끼치는 영향을 우려했다. 타메를란이 미샤를 만난 후부터 아버지의 말을 잘 들으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타메를란의 어머니 주바이다트는 아들이 미샤와 친구사이였을 뿐이며 미샤로부터 과격 사상을 주입당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ABC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밝혔다.

    주바이다트는 미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기 때문에 아들과 만난 기간도 짧았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미샤가 타메를란에게 끼친 영향에 관한 증언들에 대해 밥 굿랫 미국 하원 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새로운 정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타메를란이 테러 감행 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인 마리화나를 판 것으로 수사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CBS뉴스가 보도했다.

    직업이 없던 타메를란은 지난해까지 사회복지연금을 받았고, 그의 아내는 주당 70-80시간씩 간병인으로 일했다.

    또한 타메를란과 동생 조하르는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폭탄을 터뜨린 후 뉴욕 맨해튼으로 가 파티를 열 계획이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 형제가 경찰과 대치하기 직전 잡아탄 택시의 운전사는 형제가 체첸어나 러시아어로 대화를 나눠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맨해튼'이라는 단어를 들은 것 같다고 경찰에 말했다.

    운전사는 또한 이들이 '파티를 한다'는 말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AP통신은 보트 안에 있다가 경찰에 생포된 조하르가 알려진 것과 달리 당시 무장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수사당국은 보트 안에 있던 조하르가 경찰과 1시간 이상 총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관리는 보트 안에서는 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