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약속만으로는 식량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지원이 없으면 북한은 무너질 것이라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2014회계연도 예산안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비핵화 조처를 하겠다고 북한이 약속하는 대가로 식량 지원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과거와 똑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말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행동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대통령 때나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북한의 비핵화 또는 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약속만 믿고 식량(영양) 지원을 했다가 북한이 양보만 얻어내고 나서 약속을 틀어버리는 일이 반복됐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케리 장관은 또 북한 문제에서 중국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을 상대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만큼 이번 현안을 해결하는데도 중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지난 15∼20년간 미국이 군사적 위협 외에 북한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이 없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본다. 중국이 북한에 상당량의 연료 및 식량 원조를 제공해온 것을 차치하고라도 우리는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중국도 미국과 협조할 의지를 내비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중국(의 정치ㆍ경제적 지원)이 없으면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말하는 게 타당하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은 한반도 불안정성이 더 커지면 인도주의적 문제가 북ㆍ중간 국경을 넘어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