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거 평양에서 열린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장면. [사진: 조선닷컴 캡쳐]
    ▲ 과거 평양에서 열린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장면. [사진: 조선닷컴 캡쳐]

    북한 평양은 4월만 되면 소란스러워진다.

    4월 9일 최고인민회의를 시작으로 15일 김일성 생일인 소위 ‘태양절’,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까지 굵직한 기념일들이 있어서다.
    여기에 매년 4월 열리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평양 주민들을 쉴 수 없도록 만든다.

    최근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놓고 평양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평양 주민들이 식량배급, 전기공급도 제대로 못하는 김정은 정권이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수백만 달러를 쓰는 데 허탈감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중국에 체류 중인 평양 시민과 나눈 대화 중 일부다.

    “이번에 4월 축전이 또 열린다고 하자, 주민들은 허탈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씨 3대째 진행되고 있는 축전에 (평양 시민들도)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중국 연변가수 최경호가 축전에 참가해 북한 노래 ‘소쩍새’를 불렀을 때
    만사람(많은 사람)이 감탄했는데,
    ‘저 가수를 데려오는 데 미화 수만 달러를 썼다’는 소문이 돌자,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당국의 선전이 거짓임을 단번에 알게 되었다.

    이젠 평양 사람들도 외국 출연자들을 돈 주고 데려온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외무성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평양 시민은
    “사람들이 대놓고 당국에 불만과 분노를 표출하지는 못해도
    한심한 수준의 외국 예술단 공연을 보면서
    ‘돈 값도 못 한다’는 비난을 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방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믿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이 현재 미국에 사는 탈북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우리 당과 수령이 위대해서 세계에서 제일 좋은 나라가 되어
    외국인들이 밀려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북한을) 나와서 들어보니까 그게 뻥이고, 자기네(당국)끼리 다 해먹는 것인데,
    우리 백성들은 뭘 알겠는가? 그게 다 비밀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 탈북자의 말을 빌어
    “김정은 입장에서는 김일성의 후광을 업고 집권한 만큼 정통성을 과시해야 하는 데
    국가재정이 거덜났는데도 정치적인 축제를 계속 열어야 하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평양 시민들조차 분노하게 만든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김일성이 집권하던 1982년 4월 처음 시작한 국제예술축제다.

    김정은 정권은
    이 축전에 지금까지 150여 개 나라에서 온 1,700여 개 예술단체와
    1만 5,000여 명의 예술인들이 참여, ‘행성의 예술 올림픽’이 되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 11일 개막한 올해 축전에도 세계 30여 개 팀이 참가한다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선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