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만 존재하는 슬픈 결혼식
결혼식에 그녀는 혼자 였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북한에선 신랑, 혹은 신부없이 홀로 결혼식을 하는 사례들도 있다? 최근 들어 이런 증언을 하는 탈북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
탈북자 강 모 씨는 “언니의 결혼식 날짜가 정해지자 친척들에게 결혼날짜를 알리고 음식을 준비하는 등 빈곤한 살림에도 언니를 위해 온 정성을 다해 결혼식을 준비했어요.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참석하기 위해 멀리서 오는 친척들도 몇 달 전부터 여행증명서와 기차표를 준비했지요.”
먹을거리가 부족한 북한에서 결혼을 위해 음식과 가재도구를 장만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녀의 집안 또한 돼지를 잡고 술과 음식을 준비하고, 집이 좁아서 이웃집까지 빌리고, 부족한 숟가락과 그릇들도 여러 곳에서 빌려 가며 결혼식을 준비했다고 한다.
-
- ▲ 북한의 신부 혼자 결혼식. 사진은 여유있는 집 결혼식 선전 화면.
“그러나 불과 결혼식을 이틀 앞둔 상태에서 군사훈련명령이 내렸어요. 형부가 안 갈 수도 없고 결혼식을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거죠. 그 탓에 언니는 형부 없이 혼자서 결혼식을 해야만 했습니다. 서럽게 울던 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라며 어이없는 북한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한국이라면 신랑이 휴가를 받거나 결혼식을 연기하면 될법한 일이지만 북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은 큰마음 먹고 준비한 음식의 보관이 어려워 다시 준비할 수가 없다. 친척들도 어렵게 뇌물을 써가며 준비한 여행증명서와 기차표를 환급하거나 다시 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탈북자 강 모 씨는 “북한은 늘 준전시상태에요. 그래서 이런 일 조차 일어나죠. 그 당시에는 미국 때문에 우리가 이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힘들게 사는 모든 원인이 미국 때문이라고 배우니까요.” 라고 했다.
그녀는 북한의 핵과 관련된 호전적인 태도를 볼 때마다 “또 애꿏은 북한주민만 고생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북한의 심리전이 수포로 돌아갈때 마다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북한주민의 몫으로 간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작년에 결혼식을 했다는 그녀는 “저는 신랑은 있었지만, 부모님은 없었어요. 언니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언젠가 모든 가족이 모여서 다시 한번 결혼식을 하고 싶지만 최근 북한의 태도를 보니 꿈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고 힘없이 말했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