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한 것은 사실..'불법 투약'은 아냐"?
  • ▲ 4명 중 가장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 현영.  ⓒ KBS 제공
    ▲ 4명 중 가장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 현영. ⓒ KBS 제공

    '신종 마약'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해 온 연예인 4명이 적발돼 이 중 3명이 재판에 회부될 전망이다.

    일반인들에게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의 일종으로 수면 내시경이나 성형수술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향정신성 의약품. 약물 특성상 환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오남용을 막기 위해 최근 마약류로 지정된 약품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성진)는 지난 12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직 의사 2명과 유흥업 종사자, 연예인 등 총 11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마약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연예인은 이승연(45), 박시연(사진·34), 장미인애(29), 현영(37) 등 총 4명으로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투약 회수가 적은 현영은 약식기소(벌금형 약식명령), 나머지는 불구속 기소됐다.

    약식 기소된 현영은 7일 이내에 스스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는 한, 벌금 5백만원을 내는 것으로 모든 처벌이 끝난다.

    그러나 불구속 기소된 3명은 향후 재판을 통해 혐의 여부를 가려야 한다. 재판 결과에 따라 무죄로 풀려날 수도 있고,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일단 현영은 검찰의 기소 방침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자숙의 의미로 출연 중인 Y-STAR <식신로드>에서도 자진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

    앞서 검찰 소식통은 마약법 위반 혐의로 현직 의사 2명에게 구속 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밝히면서 "일부 연예인도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의 정황만 보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솔직히' 인정한 연예인은 현영으로 보인다.

    현영은 '시술 중 불가피하게 프로포폴을 맞았다'고 진술한 다른 연예인과는 달리, "차명으로 진료카드를 작성해 프로포폴을 맞아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영은 검찰의 약식 기소 방침이 언론에 불거지자 소속사를 통해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돼 죄송하다"며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의 처방 하에 따른 치료가 이런 결과를 가져와 안타깝다"며 '자발적 투여'가 아니었음을 강조했지만, "미용 상의 이유라 할지라도 공인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영은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던 프로그램에서도 과감히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승연 등 일부 연예인이 거취 문제를 표명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영은 '투약 횟수'도 다른 연예인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현영은 2011년 12월 직전까지 병원 한 곳에서 프로포폴을 42회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상대적으로 투약 횟수가 적고 조사에 성실히 임한 현영에게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등 불성실한 자세로 임한 다른 연예인에게는 '불구속 기소' 처분을 내림으로써 처벌 수위를 높였다.

  • ▲ 배우 장미인애
    ▲ 배우 장미인애

    쿨하게 인정한 현영은 '벌금형'으로 마무리
    이승연·박시연·장미인애는 치열한 법정공방 불가피

    검찰 조사에서도 "프로포폴이라는 이름조차 몰랐다"고 밝힌 장미인애는 한때 구속 영장 청구 대상으로 고려될 만큼, 요주의 피의자였다는 게 검찰 소식통의 전언이다.

    실제로 장미인애의 소속사는 지난달 검찰 소환 사실이 보도된 직후 "장미인애는 프로포폴의 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로 약품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며 "고의로 불법 투약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장미인애는 검찰에게 연락을 받을 당시에도 ‘프로포폴’의 용어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할 정도로 이 약품에 대한 지식은 없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해당한 병원을 내원해 미용 시술을 받았던 기록은 사실이므로 검찰청을 찾아 성실히 조사에 임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장미인애는 "피부 미용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은 맞으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전신 마취 후 시술을 받았을 뿐이다"고 정확히 밝히고, 일부 주장과 같은 불법적 프로포폴 상습 투약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장미인애에 대한 기소 방침이 떨어진 지금, 본인은 물론, 소속사도 "불법 투약이 아니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장미인애의 소속사는 불구속 기소 사실이 알려진 뒤 보도자료를 통해 "공인으로서 죄송한 일이지만, 향후 재판에서 진실을 밝혀 결백을 증명하겠다"며 검찰의 처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오늘 있었던 프로포폴 투약 관련 검차 조사에 따른 장미인애의 입장을 말씀 드립니다.
    우선 불미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피부 미용을 위해 병원을 찾았고 의사 처방에 의해 마취제로 프로포폴을 맞은 것이 분명한 만큼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향후 재판에서 진실을 밝혀 결백을 증명 할 것 입니다.

    이승연과 박시연도 소속사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지만 불법 투약은 아니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 모두 "향후 재판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들에 대한 혐의를 벗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승연의 한 측근은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은 인정하지만 불법적으로 상습 투약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앞으로 재판에서 옳고 그름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연의 소속사는 지난달 소환 조사를 받았을 당시 "척추 골절을 치료하는 와중에 프로포폴을 맞은 것"이라며 "치료·시술 외 투약한 사실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3년 촬영 중 당시 진단으로 치료를 요하는 척추 골절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후 강북 소재 한 병원에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척추골절은 지속적으로 이승연씨의 지병으로 남았고, 최근까지도 처음 인연을 맺었던 의사의 치료를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치료의 일환으로 의사의 처방하에 프로포폴이라는 약품이 사용된 것으로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부 케어 시술 과정에서 의사의 처방 하에 마취에 필요한 약품이 사용되었고, 최근에서야 그 약품이 프로포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통상적으로 쓰이는 의료 행위일 뿐 항간에 알려진 불법적인 행위는 결코 아닙니다.

    이승연의 소속사 대표 OOO(38)씨는 지난해 10월 검찰이 프로포폴 내사에 들어간 사실을 전해 듣고, 이승연에게 프로포폴 처방을 한 담당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파기해 줄 것'을 요청한 혐의(증거인멸)로 약식 기소(벌금형 약식 명령)됐다.

    박시연의 소속사 역시 "박시연씨가 허리 통증으로 인해 계속해서 치료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 치료의 과정이었다"며 "절대로 치료 외 다른 목적으로 맞은 게 아니"라고 항변했다.

    박시연씨는 지난 2008년 영화 ‘마린보이’ 등을 촬영하다 허리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 후 계속되는 허리 통증에 박시연씨는 의사의 수술 권고에도 불구하고 진통제로 버티며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결국 통증이 심해져 2009년 고정으로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 하차를 결정하게 되었고, 조용히 허리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박시연씨가 허리 통증으로 인해 계속해서 치료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 치료의 과정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프로포폴이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당시 알 수 없었습니다.

    현재 박시연씨에 대한 보도는 이 당시 박시연씨가 받은 약물 치료 과정에서 사용된 것을 지칭한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사실과는 전혀 다름을 명백히 밝힙니다.
    검찰의 기소 조치 처분에 당사와 박시연씨는 유감의 뜻을 감출 수 없습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들에 대한 혐의를 벗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편, 현영의 자진 하차 의사를 받아들인 <식신로드> 측과는 달리 스토리온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이하 '이백녀')> 측은 "이승연을 끝까지 기다리겠다"며 "MC 하차나 프로그램 폐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리(?)를 과시했다.

    '이백녀' 측은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백녀' 촬영을 잠정 중단할 방침"이라며 "당분간 해당 시간에는 '100인의 선택' 등 다른 프로그램들이 대체 방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