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외걸작드라마 셜록 3부작 'SHERLOCK, Season 2'
  • BAFTA(영국 영화 & TV 아카데미)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상 수상에 빛나는 <셜록> 시즌2가 3부작으로 나뉘어 방송된다. 3월 2일 첫 방송.

    ◆ 셜록 시즌1과 시즌2의 차이점

    이제까지 셜록 홈즈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원작의 시대적 고증이라든가 오리지널 캐릭터의 싱크로율에 초점을 맞췄다면, <BBC의 셜록>은 그것을 깨고 현대적인 재해석에 포인트를 맞췄다.

    <셜록 시즌1>에서는 '원작의 캐릭터'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각색했나를 보여주었고, 시청자들에게 바뀐 캐릭터를 이해시키려는 시도가 많았다.

    이렇게 캐릭터 구축이 끝난 뒤, <셜록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자리 잡은 캐릭터를 가지고 "원작의 스토리"를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이는 <시즌1>의 연장이라기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다.

    또한 <2시즌>에서 차용한 원작들이 셜록 홈즈 시리즈 중에서도 대표격인 '아이린 애들러', '바스커빌의 개', '라이헨바흐 폭포' 였던 것만큼 그 스케일 또한 커졌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변화는 각색된 캐릭터가 각색된 스토리와 맞물려 스토리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 즉 성장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셜록이라는 캐릭터가 존 왓슨 혹은 각색된 스토리를 따라 성장했다는 점.

    <시즌2>에서 이를 나타내는 주요한 키워드는 '사랑', '공포', '죽음'이다.

    인간을 넘어선 것처럼 보이던 셜록이 1화에서는 그의 입장에서 가장 사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감정인 '동등한 천재에 대한 존경과 애착'을 경험하고, 2화에서는 날카로운 통찰력의 원동력이었던 통제된 감정이 뒤흔들리는 사태를 경험한다.

    그리고 대단원인 3화에서 숙적인 모리아티와 부딪히면서 그 동안 누려왔던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죽음과 대면한다.

    이 일련의 사건을 통해 셜록은 철저히 감추고 억눌러왔던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의 세계 구성 방식에 대해 회의하게 된다.

    <시즌2>는 초인이었던 셜록이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며 코난 도일의 명탐정을 벗어나 모팻과 개티스만의 셜록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 ◆ <셜록> 밖에서의 셜록, 베네딕터 컴버배치

    셜록 역의 베네딕터 컴버배치는 <셜록>의 성공 이후 또래 영국배우들 가운데 가장 각광받는 몇 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JJ 에이브람스의 '스타 트렉' 속편을 촬영 중이고, 이후 피터 잭슨의 '호빗' 촬영이 예정돼 있다.

    그 외에도 독립 영화 2편에 캐스팅 된 상태다.

    작년 말에는 HBO와 BBC가 공동제작하는 'Parade's End'의 촬영을 끝냈다.

    최근 그가 출연했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워 호스'가 오스카 후보에 선정됐고, 작년 봄에 내셔널 씨어터에서 상연했던 연극 '프랑켄슈타인'으로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존 역의 마틴 프리먼은 현재 호빗을 촬영 중이다.

  • ◆ <미드>와는 다른 <영드>만의 특색

    미드와는 다른 영드 만의 특색을 꼽자면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짧고 굵다'는 것이다.

    보통 미국 드라마가 45분짜리 에피소드 기준으로 한 시즌에 약 20편 가량을 제작하는데, 이에 반해 영국 드라마는 45분 에피소드를 기준으로 보통 6~8개의 에피소드가 한 시리즈로 제작된다.

    영국 드라마는 편수가 짧기 때문에 에피소드 수를 채우기 위해 같은 패턴을 변용할 필요가 없다.

    작가는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에피소드 수내에서 자신이 쓰고자 하는 내용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스토리를 늘어지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끝맺을 수 있다.

    또한 이로 인해 효율적인 사전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리즈 전반이 시청률 등에 휘둘리지 않아 작가나 연출가의 의도가 작품에 그대로 반영된다.

    드라마에 사용되는 소재나 전개, 연출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영국 드라마는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본다.

    '결국에는 살아남는 주인공'이라던가 '역경을 이겨낸 해피엔딩'과 같은 클리셰 공식은 영국 드라마에서 쉬이 볼 수 없다.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메인 캐릭터들은 매우 소시민적이다.

    주인공이 드라마 안에서 마주하는 세상은 시청자가 마주하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실에선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상황을 만나기 어렵다.

    또한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인다.

    단순히 고증이나 연출적인 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드라마가 주제 의식을 대부분 단순히 '소재'로 사용하는데 그치는 반면, 영국 드라마는 드라마 전반에 그 주제의식(철학적인 컨텍스트)을 촘촘히 깔아 넣는다.

    하지만 매우 불친절하게도 제작진은 자신이 깔아놓은, 드라마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을 알기 쉽게 보여 주지 않는다.

    시청자가 직접 곰곰이 곱씹으며 생각할 만한 이슈를 던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 편의 드라마를 더 자세히 뜯어보고 숨은 뜻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드라마 한 시리즈, 한 편, 한 장면 장면에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