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일하는 대통령…국가원수로 외교일정 소화전 현직 청와대 참모진 등 600명 환송 받으며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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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며 승용차에서 내려 경복궁 신무문 앞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며 승용차에서 내려 경복궁 신무문 앞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5년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공식적으로 이 대통령의 임기는 24일 밤 11시 59분까지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나섰다.

    취임 초의 “마지막 날까지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다짐도 실천했다.
    오전부터 외국 정상과의 면담 등 국가정상으로서 공식 외교일정을 소화하고 현직 대통령 자격으로 마지막으로 국립현충원도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水到船浮(수도선부ㆍ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고 적었다.

     

    ◈ 끝까지 ‘부지런한’ 대통령

    이 대통령의 첫 일정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초대 의장을 맡은 라르스 뢰켄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와 만났다.

    이 대통령은 라스무센 의장에게 우리나라가 추진해 국제기구가 된 GGGI에 적극 협력한 공을 인정해 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녹색성장 전략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교일정은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돌아가는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차기 박근혜 정부와도 긴밀한 정보 공유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국가 정상으로 마지막으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접견했다.
    잉락 총리와는 서울 G20정상회의를 비롯해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협력해 왔다.
    또 12조원 규모의 태국 물관리 사업 수주에 대한 논의도 이뤘다고 한다.

     

    ◈ 정권의 시작과 끝은 ‘현충원’에서

    이 대통령은 서울 논현동 사저로 돌아가기 앞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5년 전 취임 첫날 국립 현충원을 방문한 것처럼 김황식 국무총리를 포함해 국무위원, 참모진들과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水到船浮(수도선부ㆍ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고 적었다.
    욕심으로 억지로 하지 않고 공력을 쌓으며 기다리면 큰일도 수월하게 이룰 수 있다는 뜻을 지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대통령 스스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현충원을 참배한 인사들과 함께 오찬을 나눈 뒤 청와대를 나섰다.


  • ▲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24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며 직원들의 환송에 '하트마크'를 그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24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며 직원들의 환송에 '하트마크'를 그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5년 간 손발을 맞춰온 600여명의 청와대 전현직 직원의 환송을 받으며 청와대를 떠났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청와대 본관의 대정원에 나서자, 전·현직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행정관 등 청와대 참모들은 양옆에 나란히 서서 큰 박수로 환호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정문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다.

    이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로의 복귀는 11년 만이다.
    지난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4년 간 관저에 머물렀다.
    이후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종로 가회동 자택에 머물렀다. 

    논현동 자택 주변에는 이 대통령 내외의 ‘복귀’를 반기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든 인근 지역 주민들은 국민으로 돌아간 이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뜨거운 환영의 뜻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녁에는 전ㆍ현직 참모진 등과 저녁 식사가 예정돼 있다.
    오후에 청와대를 나섰지만, 25일 0시까지 국가정상으로 역할은 계속된다.
    사저에 구축된 핫라인으로 국가지휘통신망 등으로 급변사태에 대비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25일 자정 서울 종각에서 제 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하는 타종행사가 시작되면, 비로소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