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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바람이 분다’
쓸쓸함, 그 지독한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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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찬찬히 들여다 보면 제목만큼이나 그렇다.쓸쓸하고, 외로운데 그 정도가 휑~하니 가슴을 뻥 뚫어버릴 만큼 그렇게 차갑다.
21일자 5회에서 첫 장면에 오수(조인성)와 오영(송혜교)이 나온다.
집에 들어가지 않기로 하고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는다.
별로 의미 없는 대화가 오가고 하는 것을 보니 여느 멜로 드라마와 같이 가나 보다
해서, 처음 볼 때는 유치해서 민망 쩍을 정도.그런데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들 한 가지씩 가슴속에 깊은 상처가 웅크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 상처로 인한 분노, 두려움, 닫힌 마음들.
서로 이런 저런 일로 엮여 있지만, 서로 의심하고 그 의심으로 인한 불안, 그러면서도 서로를 떨쳐 버리지 못한다. -
어릴 때 헤어진 오빠 오수와 껴 안는 오영. 햇빛에 부서지는 눈부신 바다에서 두 사람은 오토바이를 타면서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행복하고 즐거움을 누리는 것 같지만, 뭔가 휑 하다.
오랜 세월 외형적으로는 엄마와 딸이었지만 아버지의 비서였던 왕비서(배종옥)를 인정할 수 없는 오영은 의심의 눈초리를 버리지 못한다.
오영에게 한 평생 헌신했지만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사람으로만 존재하는 왕비서.
오영이 필요한 카메라를 갖다 주며 같이 사진 찍자며 어떡하든지 오영에게 다가가려는 왕비서를 매몰차게 거절하는 오영에게 말한다.
“날 왜 안 버려? 내가 아직 이용가치가 있니?
널 지켜주는 사람이 생기면 넌 날 버릴 거라는 것을 알고 있어.”
왕비서는 자기 방으로 돌아 와 오영이 어릴 때 모습을 회상한다.
오영이 엄마가 피아노를 치고 그 옆에서 어린 오영은 마냥 행복해 하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 보던 왕비서.
그들 모두의 모습에서 지독한 쓸쓸함이 보인다. 절절한 외로움이 배어 나온다.
‘엄마가 나무 밑에 버렸대’
‘오빠 가지 마 옆에 있어!’
‘옆에 있을게 네가 있으라면 언제든지’
‘어떠한 순간에도 외로워 하지 마세요 제가 늘 곁에 있을 테니까요’
‘난 위로가 뭔지 잘 몰라서’
메마른 그들의 대사에도 비명 같은 외로움이 묻어난다.
하다 못해 아름다운 배경조차도 주인공들의 쓸쓸함을 보여 줄 뿐이다.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 쓸쓸함, 그 지독한 외로움”이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 하고 연극을 보는 듯 했다.이 지독한 겨울 바람은 언제 멈추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