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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설날은 설사날이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남북한 주민 모두가 기다리는 구정 명절이 다가온다.
그러나 설날이 즐거운 이유가 남북한 주민 간에 차이가 있다.
남한국민 입장에선 가족함 함께 쉬거나 외국에 놀러갈 수 있는 휴일이라는 점이 설날이 즐거운 이유일 것이다.
반면 북한주민이 설날을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명절우대로 배급되는 물품 때문이다.
평소 구경조차 못해보거나 장마당에서 군침만 흘리며 바라보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의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날이면 평상시 먹어보지 못한 기름진 고기를 과식하기 때문에
북한에선 설사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음식 탓에 설사와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날이 바로 설날이어서 북한 주민들은
"설날은 설사날이다."고 말한다.
설명절 외에도 북한 정권이 민족최대의 명절이라며 년중 배급을 가장 많이 주는
김일성, 김정일 생일날도 인민의 "설사날"이다.
북한주민의 이러한 배탈현상은 북한을 탈출했다고 쉽게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탈북자 중에는 하나원에서 식사 시간 때 지급돼는 고기나 우유, 요쿠르트 등 유제품을 거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북한에서 만들어진 체질 탓에 소화를 못시키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7년간 여군생활을 했었다는 탈북자 윤 모 씨는 “염장 무를 정말 질리게 먹었습니다. 그러다 한국에 와서 임신을 했는데 출산을 한 후 영양실조 때문에 아이와 같이 영양주사를 맞을 정도로 몸이 허약했습니다. 그래서 고기를 먹어보려 했는데 속이 불편해서 먹기 힘들더군요.”
이렇듯 북한에선 없어서 못 먹고, 한국에 와선 있어도 못 먹는 탈북자들이 꽤 된다.
윤 모 씨는 마지막으로 설날이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한다는 말을 했다.
하루 빨리 북한에도 "설날은 설사날이다."가 아니라 "새해 돈 많이 버세요"라고 말하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뉴포커스 서영석 기자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