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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의 양을 줄이는 기술력을 확보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핵무기를 제조할 때 HEU 양을 적게 사용하면 핵탄두를 쉽게 소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라늄탄 생산량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세 번째 핵실험의 목적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북한은 핵물질을 일시에 압축해 핵폭발을 유도하는 내폭형(Implosion-Type) 기폭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부터 100여 차례 이상의 고폭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런 실험과 두 차례 핵실험을 통해 내폭형 기폭장치를 수준 높게 디자인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보통 10㎏ 이하의 HEU를 가지고 핵실험에 성공한다면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의 핵탄두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영변 우라늄 시설에서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2천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
10㎏ 이하의 HEU로 핵폭탄 1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게 되면 연간 4기의 HEU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40㎏의 HEU를 생산했다면 이론상으로 12기의 HEU탄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한 전문가는 5일 "히로시마 초기형 우라늄탄을 제조하는데 25㎏ 정도의 HEU가 필요하다"면서 "북한은 이미 플루토늄탄 실험을 두 차례나 실시했기 때문에 10㎏ 이하의 HEU로 핵폭탄을 만드는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그간 원심분리기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알루미늄(머레이징강)을 불법 거래하다가 적발된 양이 러시아 150여t, 독일 22t 등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3천기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2010년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보여준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 1~2개의 시설이 더 있을 것이란 추정도 이런 관측 때문이다.
HEU 10㎏ 이하로 우라늄탄을 제조하려면 핵실험을 통해 중성자를 우라늄에 고속으로 충돌시켜 발생하는 고준위 에너지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중성자와 우라늄을 고속으로 충돌시켜 연쇄반응 횟수를 늘리게 되면 폭발력은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고준위 에너지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의 목적은 자신들이 원하는 고준위 에너지 데이터를 얻고 내폭형 기폭장치가 제대로 기능 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차 핵실험이 성공하면 10㎏ 이하의 HEU를 사용하는 정교한 내폭형 HEU탄을 제작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북한의 핵 장치 제작 기술은 1945년 일본에 투하된 정도의 핵 장치를 제조할 수 있는 초급 수준을 벗어나 중급 수준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우라늄탄을 양산할 수 있는 HEU 기술을 가졌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3차 핵실험을 통해 우라늄탄의 제조능력뿐 아니라 소형 핵탄두 개발 기술의 베일이 상당부분 벗겨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