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대통령 박근혜’를 말한다  


  • ‘대통령 박근혜’?, 단언하건대 권력의 심장인 청와대에 들어가면 국민들에게 ‘박정희+육영수의 합성사진’을 연상키시고도 남을 만큼 대쪽 같은 원칙과 책임의 정치, 그러면서도 차고 넘치지 않는 정치를 펼칠 것이다.

    이런 가정을 가능하게 하는 논리적 배경은 ‘대통령 박근혜’의 정신적 세계를 훈육시킨 정신적 지주가 바로 박정희·육영수라는 부모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가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인 1979년 서거한 뒤 무려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은둔·칩거 생활을 하면서 쓴 ‘대하소설’ 같은 자신의 일기장에, 박근혜 자신이야말로 ‘박정희 교주(敎主)’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자(信者)이고, 어머니 육영수의 절제 정신을 가장 모범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일관되게 실토하며 기록하고 있다.

    또한 그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목도하면서 “어떻게 세운 대한민국이냐?”는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뛰어들어 정치에 입문한 뒤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기에 이르기까지 그를 지켜준 정신적 지주 역시 ‘박정희·육영수 정신’이었다.

    청와대는 구조적으로 ‘고립된 섬’이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에서 저 멀리 떨어진 비서실 직원들이 그나마 퇴근해 몇몇 방에만 불이 켜진 깊은 밤이 되면 완전히 고립된 섬이거나 절간이 돼 버린다.

    청와대에 앉아 권력의 심장을 지켜야한다는 무거운 고독 속에서 절대 군주처럼 떠받쳐지는 보좌 시스템이 이어지다보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국민으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 이런 저런 방식으로 자신을 미화하고 위장했던 가면들을 벗어 던지고 본래의 자아(自我)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대통령 당선자 박근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에서부터 그런 칼러를 강하게 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장담하건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34년 만에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환생해 펼치는 듯한 ‘책임 정치’를 국민들은 구경하게 될 것!

    “아침진지를 드신 후 아버지는 잠시 울음을 터뜨리셨다.
    ‘근혜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아. 네 어머니가 그렇게 일찍 돌아가시려고 너를 두셨는가 봐’
    그러시며 어머니를 회상하셨다.”

    이어 진다.

    “너의 어머니 훌륭한 것이, 그렇게 많은 얘기를 나누었어도 재산 모으는 것이라든지, 그러한 사사로운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
    조그만 산이 하나 사고 싶고 사도 정당하게 사는 것이련만 남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오해를 산다고 서로 얘기를 하다가 그만 두자고 하고 말았지.”

    국가 최고 정치지도자로서 국가와 국민 앞에서 책임지는 정치를 펼칠 것!

    ‘무서운 원칙’에 따른 책임 정신을 스스로 자신을 향해 압박하면서도, 무책임한 정치판을 향해 절대 양보하지 않는 원칙과 책임 정신을 강요할 것!

    그게 ‘무엇’으로 나타날까?
    바로 법치(法治)주의·원칙주의 확립이 박근혜 국정 운영의 골격이 될 것.

    정치권과 국민에게 법치와 원칙을 신앙처럼 요구하는 대통령!

    정치에서부터 대기업, 노사관계는 물론 민생문제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법치와 원칙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박근혜 정치가 펼쳐질 것!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통령 박근혜’는 대북포용이라는 큰 테두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 정권이 상호주의를 깨거나,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무력 도발을 저지를 경우 절대 양보하거나 “확전하지 말라”고 물러서는 문약한 대통령이 되지 않고 원칙있는 대북관계에 매달릴 것!

    북한 김정은 정권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34년 만에 비로소 가장 강한 원칙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에 직면하고야 말게 됐다.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박근혜 정권의 첫 조각(組閣)에 이르기까지 ‘대통령 박근혜’는 누가 욕하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15년 동안 기여해 온 친박계를 인사에서부터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

    박근혜의 유전자(遺傳子) 속에는 인간의 배신에 대한 치 떨리는 분노가 잠재해있다.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는 일만큼 슬프고 흉한 일도 없을 것이다.
    상대의 믿음과 신의를 한 번 배신하고 나면 그 다음 배신은 더 쉬워지며, 결국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상태로 평생을 살게 된다.”

    길지만 더 인용해보자.

    “유신 때는 ‘유신만이 살길’이라고 떠들던 사람들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때 무슨 힘이 있어 반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는 것을 보니 인생의 서글픔이 밀려왔다.”

    '비(非)친박계‘를 대거 중용하면서도 국가 경영을 움직일 수 있는 핵심 요직 곳곳에 친박계를 포진시킴으로써 대권을 잡은 이후에도 자신들의 충성심을 잊지 않고 인정해주는 친박계의 강한 응집력을 유도해 정권을 세우고, 유지하려 할 것!

    이것 역시 인간에 대해 한번 깊이 신뢰하면 절대 버리지 않는 박정희의 용병술을 박근혜가 퍼스트레이디를 대행하며 아버지 바로 옆에서 읽힌 것이라고 봐야 한다.

    아버지의 죽음은 제 2인자 자리를 둘러싼 측근들 간의 쟁투에서 비롯됐다는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친박계 안에서도 권력의 틀을 짤 때 결코 제2인자 자리를 만들지 않고 자신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放射形), 다시 말해 친박계 대부분이 ‘수평적 위상’을 갖도록 했다.

    박근혜 권력 속에서 생존하려면 절대 넘버 투 맨 행세를 하지 말아야 한다.
    측근정치라는 세간의 비판을 불러오는 친박계가 나타나게 되면 여지없이 잘라 버리고도 남을 인간형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박근혜’는 한번 신뢰한 친박계를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 절대 의리 없이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 해서 월권하는 측근이거나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측근에 대해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축출해버리는 용병술을 구사할 것으로 본다.
    그게 박정희 용병술이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아버지·어머니의 가정교육에서부터 권력자로서의 처신에 관한 가르침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문제의식이나 비판의식 없이 전해주고 물려주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마치 소리 없이 물을 빨아들이는 스폰지처럼!

    공직자들을 향해서는 국민을 위한 희생정신을 매섭게 강요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른 공직자나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방만한 자세에 대해서도 무섭게 채찍질을 하는 강한 대통령, 또 한편으로는 소외받고 어려운 서민을 위해서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매우 관대한 정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대중(大衆)이 위로받고 싶은 이 시대에 ‘여성대통령 박근혜’는 절묘한 탄생이 될 수 있다.

    그건 이명박 시대를 향해 국민이 목마르게 요구했지만, 소신과 철학 부재로 인해 이루지 못했던 과제들을 바로 박근혜가 실천하고야 마는 것!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악의 좌우대결로 치러진 이번 대선이 주는 교훈은 대한민국이 다시는 종북세력이 창궐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뒤엎어버리려는 종북세력의 도전을 MB 정권이 뻔히 알면서도 방치했기 때문에 국민이 둘로 갈라지는 사태를 불러들였다.

    ‘100%국민대통합’을 위해 놀라운 정치 지도력을 발휘하면서도 종북세력의 뿌리를 잘라버리는 청산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또 다시 MB 정권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갈 것임을 명심하라!

    아버지 박정희는 박근혜의 정치적 스승이지만 극복해야할 스승이다.
    과감히 극복할 건 극복해 아버지 ‘박정희의 아바타’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새로운 시대를 연 ‘민주주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돼야 한다.

    그리고 임기 안에 북한 핵을 폐기하고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켜 남북 간 진정한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다진 역사적 대통령이 돼야 한다.

    국민의 기대가 파도처럼 몰아쳐 오고 있다.
    저 동해 앞바다에 장엄하게 떠오르는 새 태양 앞에서 넘실거리며 몰려드는 파도처럼!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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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naver.com/cjyoon1305

    정치부기자 30년.
    그 중 14년을 정치담당 논설위원, 논설실장으로 활동한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다.
    청와대 외교부 정당 등 권부를 모두 취재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독특한 문체와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대한민국의 퓰리처상이라는 서울언론인클럽 칼럼상 수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공직자 윤리위원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