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박근혜, 무소의 뿔처럼 당차게 질주하라!


  • 가냘픈 척, 약한 척 별별 내숭 떨면서도 빼꼼히 박근혜를 들여다보는 당돌한 눈동자! 이정희의 눈동자!
    거기에서 숨김없이 뿜어져 나오는 이정희의 광기(狂氣)!

    어제 저녁 TV 대선 제2차 후보 토론회.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한 송아지가 어디서 못된 병 걸려와 잘 차려놓은 도자기 가계 돌아다니며 머리로 도리깨질,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다리라도 써서 박살내고야 말겠다는 저 광기!  

    이런 걸 TV 토론이라고 틀어놓고 쳐다봐야하는 국민들.
    최소한의 상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이라면 도대체 대한민국 대선판이 어쩌다가 안철수에 이어 저런 저질의 군소후보한테 끌려 다니고 있는지, 정말 머릿속에선 온갖 욕지거리를 하며 짜증, 또 짜증나는 밤을 보냈을 것!  

    이정희는 자신의 좌충우돌이 당초 기획 의도에서 그만 빗나가 문재인의 ‘존재감’을 박살나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박근혜의 ‘안정감’을 돋보이게 했던 제1차 토론회의 실패를 의식해 속으로 ‘침착해야지, 침착해야지’ 다짐하는 표정들을 연출했다.  

    그러나 박근혜를 무너뜨리기위한 독설·악담과 박근혜가 말하는 도중에 중간이든 어디든 느닷없이 끼어들어 말 자르는 좌파 특유의 못된 버르장머리, 그 버릇 어디다 버리겠나!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마디로 ‘여자 유시민’!  

    유시민이 노무현의 정신적 경호원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잘 나갈 때 TV 토론회에 나와서 하는 말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싸가지 없이 한다고 일갈했던 열린우리당 시절의 김영춘, 그의 촌철살인이 떠오른다.  

    노무현 정권 5년 내내, TV만 틀면 토론회에 나와 그가 내뱉어대는 분열의 언어 파편들에 여전히 상처를 치유 받지 못한 국민들은 어젯밤 유시민을 떠올렸을 것!  

    여자 유시민!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겠다고 말씀 드렸다.
    기억하셔야 해요.”

    나이 40을 훨씬 넘겼는데도 시집 올 때부터 갖고 있던 싸가지 그대로인 며느리가 시어머니에 대고 쏘아붙이는 그야말로 싸가지 없는 며느리!  

    박근혜한테 “지금은 최저임금이 얼마고, 내년엔 얼마고, 최저임금 못 받는 노동자가 몇 명인지 아시느냐”고 물었다가 “얼마인가요? 내년엔요? 몇 명인가요?”, 말허리 자르며 몰아치는 이정희! 

    그러면서 “말은 바로 해야죠” “정확히 이해하셔야 하는데요” “말로는 뭘 못 하겠어요” 휑한 표정 연기하며 정말 복창 터지게 만드는 이정희!  

    박근혜?
    에이 더는 못 참겠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 나와서 스무고개 하듯 상대가 모르면 골탕 먹여야지 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드디어 쏴 붙인다!  

    그나마 저런 이정희의 ‘난장판 쇼’ 에서도 침착하게 잘했다.
    참을성 있고, 안정감 있고, 싸가지 없는 며느리 집안 체통 생각해 당하기만 하는 시어머니가 아니라 톡 쏘아붙여대는 시어머니의 면모를 조금이나마 보여주었다.
    더 좀 쏘아붙이지.  

    문재인은 이정희의 박근혜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유탄 맞아 존재감이 실종됐다는 제1차 토론회 결과를 의식해 이정희가 “재벌 해체하겠다”고 막나가자 “재벌 해체 공약은 재벌의 국제 경쟁력까지 손상시키는 것 아니냐”고 이정희를 꼬집어 나무라는 듯 연기했지만?

    싸가지 없는 며느리가 시어머니하고 대판 싸울 때 면피용으로 부인 나무라는 척 하는 무력한 남편, 아들 그대로인 게 역력해 어제 토론회에서도 존재감은 회복 불가능!  

    참으로 문재인은 이정희 때문에 피해 막심하다.
    문재인은 지금 말로만 도와준다고 나선 안철수 때문에 정말 분통 터뜨리고 있을 것!  

    문재인이 안철수의 지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반등이 일어나지 않자 일요일(2012.12.9) 안철수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뤘다고 새삼 광고하며 ‘국민정당’을 창당하고 ‘거국내각’ 만들고 심지어 ‘시민정부’ 만들겠다고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 동원해 구애했지만, 안철수? 

    “차기 정부에서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

    한마디로 발로 차버린 것! 

    왜 찼을까?
    정말 속 알 수 없는 복잡한 ‘계산기 안철수’!  

    첫째,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고 돌아선 게 문·안 간의 물밑 밀약(密約)때문이라는 설이 난무하는 걸 의식해 또 깨끗한 척 하는 것!  

    영혼 팔지 않겠다는 안철수가 문재인으로부터 경천동지할만한 내용의 빅딜을 제안받아 자리 확실히 보장받았다-‘대통령 문재인·국무총리 안철수’로 정권 나눠먹기 했기 때문에 돌발적으로 지지 선언했다는 소문이 파다해지자 문재인이 쏟아낸 ‘국민정당’ ‘거국내각’ ‘시민정부’ 모조리 뒤늦게 거부해버린 것!  

    안철수가 발로 찬 두 번째 이유?
    역시 문재인 지원한다고 돌아다니지만 문재인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도!  

    안철수는 문재인을 지지하자 안철수 캠프 내 국민소통자문단장을 비롯한 자문위원 9명이 들고 일어나 문재인 지지 반대로 저항하고, 자신을 지지했던 24개 단체가 박근혜 지지로 돌아서자, 어이쿠 문재인 더 따라가면 큰일 나겠다고 실감해 이렇게 발로 찬 것!  

    그런데도 대선 정국에서 가만히 칩거하고 있으면 그냥 정치무대에서 사라져버리니 ‘자기 정치’ 하고 다니는 것!  

    셋째, 문재인이 박근혜를 꺾기엔 역부족이라고 보기 때문!  
    자신의 지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이 박근혜를 추월하지 못하자 대선 이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  
    대선 후 야권에서 ‘포스트 문재인’을 노리기 위해 문재인 제안을 발로 차버린 것!  

    문재인이 대선에서 낙선하면 문재인은 정치무대에서 퇴장하고, 민주당은 패닉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 뻔해 보이니 또다시 ‘뻐꾸기 전략’을 구사해 독자적인 ‘안철수 신당’ 깃발을 내세워 민주당을 날로 흡수통합하겠다는 비즈니스 마인드!  

    사실 박근혜는 안철수-이정희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안철수-이정희가 저렇게 겉 다르고 속 다르게 문재인의 애를 먹여 존재감을 잃어 버리게 하니 박근혜가 큰 덕 보고 있는 것!  

    박근혜가 이들 두 사람이 일으키는 평지풍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저런 사람들이 정권 잡으면 이념 투쟁으로 민생 챙기지 못한다”며 담대하게 ‘민생 대통령’ ‘준비된 여성대통령’으로 대응한 건 참으로 현명한 선택!  

    한 인간이 얼마나 담력이 있는지, 바람개비나 깃털처럼 얼마나 촐싹거리는지, 얼마나 내공이 있는지 아니면 내공 있는 척 했던 게 얼마나 깡통이었는지를 알려면 그 사람이 위기에 닥쳤을 때 하는 언행을 보면 쉽게 파악이 된다.  

    위기 땐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정신적 근수(斤數)’가 저울대에 그대로 나타난다. 

    박근혜, 이제 남은 8일, 무소의 뿔처럼 당차게 질주하라!  

    이 모든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는 자기확신을 거듭거듭 확인하면서 절대 실수하지 말고 가던 길로 계속 질주하라! 
    호랑이가 토끼 한마디를 잡기 위해 마지막 입에 넣을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몰입하듯이 절대 자만하지 말고 질주하라! 

    그리고 회심의 마지막 한방이 나와야 한다!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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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naver.com/cjyoon1305

    정치부기자 30년.
    그 중 14년을 정치담당 논설위원, 논설실장으로 활동한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다.
    청와대 외교부 정당 등 권부를 모두 취재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독특한 문체와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대한민국의 퓰리처상이라는 서울언론인클럽 칼럼상 수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공직자 윤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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