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장관급 인사, 남한 선거 몇십만 표로 승패 갈려...
    얼마든지 조정가능"


    장치혁 前 고합그룹 회장, 지난해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언급

    조갑제닷컴     
          

  • 출처: 조선닷컴 2011년 9월26일자 보도 캡쳐
     
    장치혁(張致赫) 前 고합그룹 회장은 YS-DJ정권시절 남북경협을 주도한 막후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끌었던 고합그룹은 1998년 계열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잠잠하게 지냈던 張 전 회장은 지난해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는데,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하 ‘김대중-김정일 회담’) 당시 그와 북한의 고위 인사와 나눈 이야기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증언 가운데에는 ‘낮은단계연방제’와 관련된 발언도 있다.   

    張 전 회장은 김대중-김정일 회담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때 ‘낮은단계연방제’안이 들어있어 수행한 기업인들이 깜짝 놀랐다”면서 동석했던 북한 측 고위 인사의 발언을 아래와 같이 공개했다.

    《그런데 동석한 북한의 한 장관급 인사가 ‘지금 선언을 실행하기 위해선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나이로 보아 다음 대통령은 젊고 추진력이 강한 사람을 당선시켜야 한다’며 내게 추천해 달라고 했다. 내가 ‘남한은 누가 지명한다고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고 응수하자, ‘그동안 남한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니 불과 몇 십만 표로 승패가 갈려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KBS-MBC는 이미 들어와 있고 SBS도 앞으로 잘 될 것이며, 조선-동아-중앙 등 신문이 문제지만 정 안 되면 없애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조선닷컴 2011/09/26일자 보도)》

    張 전 회장은 이 같은 북한 측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개인이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뭔가 짜인 게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뜩이나 정부가 나서 북한 정권에 현금을 직접 주는 것도 찜찜했다. 그 전까지는 가급적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북지원 문제와 관련해 DJ정권과의 불화가 생긴 것을 언급하며 “평양을 다녀온 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을 만나 ‘북한에 현금을 줄 필요가 없다. 도와주려면 당장 돈을 주는 것 보다 쌀, 물자, 의약품, 공장시설을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얼마 있다가 전경련 경협위원장에서 물러났다. 그 때부터 쫙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張 전 회장은 북한이 김영삼 정권 말기를 기준으로 ‘5년 이내에 北주도하의 통일이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따라서 대통령 재임 중 확고한 통일 지침이 안서면 다음 정권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現 정권(김영삼 정부)과 다음 정권 사이에 통일정책에 대한 틈이 생기면 안 된다고 문건을 통해 YS에게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고 한다.[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

    정리/김필재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