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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뉴칼레도니아 다녀오겠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렸다.
몇 번을 말씀 드려도 제대로 따라하시지 못한다.“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령 휴양지인데요 환상적이래요.”
“그래 뉴칼레... 아무튼 잘 다녀와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랑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는 섬나라인데 1년 내내 날씨도 좋고 산호초 바다에, 가재에, 와인에, 관광객 손 안타서 깨끗하고 럭셔리하대...”
그랬더니 30대 결혼연령층의 반응은 이랬다
“아 그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왔던 섬! 신혼여행지로 뜬다던데...”
더 젊은 사람들은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다는 정도의 반응인 것 아닌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혼여행객들은 주목하고 있는 곳인가 보다.하와이, 괌, 피지, 세부, 코타키나발루 등을 거치며 신혼여행지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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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데뺑 섬 인근의 무인도 브로스 섬의 전경.
짐을 꾸리기 전에 사전 정보를 정리했다.
■ 프랑스령인데 천연광물이 많아 잘 산다.
■ 그래서 물가가 프랑스랑 진배없다.
■ 남태평양 휴양지라고는 하지만, 피지나 괌처럼 관광객들만 붐비는 리조트 휴양지가 아니다.
■ 하와이처럼 원주민들이 사는 식민지에 경관과 리조트 조건이 너무 좋다보니 관광객들도 오게 된 것이다.
■ 1억4천만년전 쥐라기 시대의 꽃과 나무, 바다 생태계가 보존되어 있어(섬 전체의 60%가 세계 유네스코 유산)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온 느낌이 날 정도로 모든 게 깨끗하다.
■ 라군(산호바다)이 세계에서 가장 넓고(2만4천km) 얕아(섬을 둘러싼 1천6백km의 산호초 띠) 각종 바다 물놀이에 이만큼 좋은 곳은 찾기 힘들다.’ -
- ▲ 뉴칼레도니아 지도.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다. 바게트처럼 생긴 본 섬의 남부에 있는 누메아가 수도다.
그 밖에 정보까지 더하니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 등산용 샌들, 아쿠아슈즈, 선글래스, 선크림, 모자, 모기약이다. 친구들과 다이빙하러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각종 장비를 가져가야겠지만, 아마추어라면 현지에서 다 빌릴 수 있다.
다음은 다시 정보다.
■ 인천공항에서 뉴칼레도니아 수도인 누메아공항까지 직항하는 에어칼린(Air Calin)이 월․토마다 있다.
■ 보통 월요일 출발해서 토요일 돌아와 주말을 쉬는 코스가 인기다.
■ 제대로 물놀이 하려면 토요일 갔다가 월요일 돌아오면, 주말을 두 번 보낼 수도 있겠다.
■ 9시간 반 걸리고 시차는 갈 때 두 시간 손해보고 돌아올 때 보상받는다.
■ 유로를 들고가서 현지공항서 퍼시픽프랑으로 바꾸는 게 가장 유리하다.
■ 1프랑(XPF)=약 13.5원 고정환율이다. -
- ▲ 뉴칼레도니아의 화폐 단위는 퍼시픽 프랑(XPF). 1XPF가 약13.5원이다.
뉴칼레도니아 본섬인 그랑드 떼르(Grande Terre)는 프랑스의 바게뜨 빵처럼 길쭉한 형태로 생겼다.
길이 약 400km, 폭 50km이니 하루면 거의 다녀올 거리다.
2011년 기준 인구는 약 25만명.
우리나라 작은 시 정도의 규모다.
원주민인 멜라네시아계 44.1%, 유럽계 34.2%, 그 외 폴리네시안, 타히티인, 베트남인, 일본인 등이 21.7%다. 니켈 광산(수출의 90%, 세계 5위 생산국) 때문에 눌러앉은 이민족들이 많은 편이다.
1인당 GDP는 3만5천달러(한국은 2만3천달러)가 넘는 부자나라다.부자고 선진국이다.
약간 거만해보일 만큼 도도해보이는 종업원들의 서비스 태도도 그렇고 물가도 파리 수준이다.무엇보다 어딜 가나 페트병 하나 보이질 않는 질서의식과 환경에 대한 의식이 선진국임을 입증한다.
르 메르디앙(Le Merdien) 호텔이나 로열 테라(Royal Tera) 등 럭셔리 호텔이 줄지어 서있지만, 여느 남태평양 휴양지와는 첫인상부터 다르다.
이 섬은 원주민과 눌러앉은 프랑스인 주민들이 먼저고 당연하지만, 관광객은 잠깐 들른 객으로 느껴진다.
남프랑스 니스 코타쥐르(Cote d'Azur) 공항에서 내려 지중해의 해변을 따라 가며 보이는 풍경. 왼편엔 호텔 오른편엔 바다, 그리고 호텔 너머 꽉 들어선 지중해식 지붕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Nouméa)의 풍경은 지중해 코타쥐르 해변, 특히 니스(Nice)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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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 누메아의 해변. 시내와 해변과 집이 같은 공간에 있어야만 가능한 풍경이다.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
프랑스식으로 하면 누벨 칼레도니(Nouvelle Caledonie)는 1774년 영국의 유명한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이 발견한 섬.쿡은 이 섬이 자신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옛 이름 칼레도니아)와 비슷하다고 하여 ‘뉴칼레도니아’로 이름을 불였다.
1853년 나폴레옹3세가 이 섬을 장악하면서 식민지로 만들고 정치범들을 유배보냈다.
1871년 파리코뮌 때 4천여명의 정치범이 수감된 이래 프랑스에서 3만여명의 추방자들을 이 섬으로 보냈으니 뉴칼레도니아의 프랑스인 주민들은 대부분 추방자들의 후손인 셈이다. -
- ▲ 뉴칼레도니아의 데이트는 전국 어디서나 '해변의 연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니켈의 발견으로 이 땅은 축복받은 땅으로 다시 태어났다.
베트남, 필리핀, 일본인들이 광산으로 몰려들었고, 많은 프랑스인들이 은퇴 후 이곳에 별장을 짓고 눌러앉아 버렸다.프랑스 본국의 일관된 통합정책 덕분에 원주민들의 삶도 그다지 팍팍하지 않다.
관광업엔 원주민 취업 우선순위가 있고, 우수한 젊은이들이 프랑스 유학을 할 경우 학비와 비행기 값까지 대준다.그들은 다시 친불파가 되어 광업과 관광업으로 일자리가 풍부한 조국 섬나라로 돌아온다.
그래서 20대 젊은이들이 인구의 반이다.곧 ‘프랑스와 떨어져 독립할 것인가’ 묻는 투표를 할 예정이지만, 찬성할 사람은 별로 없다는 분위기다.
1984년부터 프랑스인으로 살면 훨씬 행복한 프랑스 자치령 국민이 됐다. -
- ▲ 누메아 앙즈 바타 해변에서 만난 '보드 보이'
‘르 메르디앙’ 등 특급호텔들이 모여있는 앙즈 바타(Anse Vata) 해변의 ‘로열 테라(Royal Tera: www.tera-hotels-resort.com +687 29 64 00)’리조트가 첫 날 숙소.
프랑스말로 레지당스(Residence).
우리 용어로 콘도 스타일의 리조트다.방마다 주방과 식기가 완비되어 있으니, 뭐든 해먹을 수 있다.
"컵 라면이 아니라 그냥 라면 사올 걸."
준비만 미리 한다면 시장에서 횟감 떠서 김치찌개에 소주도 한 잔 할 만한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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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열 테라 호텔
짧은 밤에 좋은 식당 놓아두고 궁상떨기 보단 한 번쯤은 호텔이나 여행사를 통해 레스토랑 ‘Le Roof(+687 25 07 00)'에 예약하고 가보는 게 좋겠다.
르 메르디앙이나 로열 테라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식당은 바다 쪽으로 20여m 다리를 놓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식사 도중 중앙에 뚫린 바닥으로 돌고래를 볼 수 있도록 설계해 식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에피타이저부터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파리의 여느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다.
훌륭한 와인도 저렴하니 팩소주는 ‘촌티’다.2차는 로열 테라 리조트의 바에서 한 잔.
그런데 이 동네 와인 왜 이렇게 싼거야? -
- ▲ 앙즈 바타 해변 레스토랑 '르 루프(Le Roof)'.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파리의 여느 최고 식당 못지 않은 솜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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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 루프(Le Roof)'에선 식사 도중 나타나는 돌고래를 볼 수 있도록 식당 한가운데 바다를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 2편으로 계속
<뉴칼레도니아=칸 라이언즈 한국대표 이성복 palmdor@naver.com>
사진=강건호, 취재협조=뉴칼레도니아관광청(www.new-caledonia.co.kr 02-732-41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