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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칼럼세상>문재인의 ‘맏형 위선극(僞善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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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치찬란이!
새 정치한다고 ‘새 정치 공동선언문’이라는 세상에 듣기 좋은 소리 총조합한 종이 한 장 내놓고 “상호 존중과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연대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더니, 아버지 장례식 때 앞으로 형제들 우애있게 지내겠습니다하고 맹세했다가 사흘도 지나지 않아 유산(遺産) 갈라먹는 문제 나오니 체면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삿대질하며 멱살잡이 싸움질하는 것과 똑같은 문재인과 안철수.
문재인, 기막히게 말 바꾸고 있다.
단일화 룰 협상 들어가기 전 그가 한 말, “통 크게 양보하라. 새 시대의 맏형이 되겠다”.안철수는 졸지에 맏형한테 사탕 달라고 떼쓰는 철부지 막내 동생으로 급전락!
그런 맏형 문재인이라면 ‘공론조사’든 뭐든 안철수가 제안한 건 당연히 받아들여야 앞뒤 말이 맞는 것.
그게 아니면 실속 챙기려는 '맏형 위선극'!그런데, 문재인은 대번 딱지 놓으면서 왜 막내동생 안철수가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걸 흘렸느냐고 타박.
어제 아침 조간신문 중 유독 <한겨레>와 <조선일보>만, 안철수가 자신을 지지하는 ‘안빨’을 ‘시민’으로 위장시켜 승부조작하려는 ‘공론조사’, 이걸 제안했다고 보도. 기사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꼭 안철수 쪽에서만 흘린 것도 아니고 문재인 쪽에서도 흘린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서로 흘렸다는 인상.
왜 서로 흘렸나?안철수 쪽은 ‘공론조사’를 밀어붙여야 자신이 단일후보 티켓을 딸 수 있고, 문재인 쪽은 이게 받아들여지게 되면 안철수한테 질 가능성이 높으니 서로 다른 목적에서 <조선>과 <한겨레>한테 흘린 것으로 보는 게 객관적 진단.
‘문재인 방식’?
당원 동원해 여론조사 승부조작하고 여기에 국민참여라는 그럴 듯한 포장 속에 ‘문빨’ 동원해 이기려는 음흉스러운 발상!
‘안철수 방식’?
최근 문재인한테도 여론조사에서 밀리니 공론조사라는 미명(美名) 만들어 ‘안빨’들로 승부 보려는 것으로 음흉하기는 마찬가지.
이런 음흉한 승부조작 싸움에서 진짜 속이 더 메스껍게하는 건 문재인.
안철수는 그렇다고 치고!문재인, 계속 맏형 타령!
가정의 평화를 위해 징징 울어대며 떼쓰는 막내동생을 아우르는 맏형 작전이 먹혀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한 민주당, 공보단장이라는 우상호가 나서서 하는 말, “맏형으로서 꾹 참고 양보했지만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 안 후보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공론조사를 던져놓고 언론에 유출했다”고 불과 사흘 전 종이 위에 써놓았던 ‘상호 존중’과 ‘연대의 정신’ 이라는 글자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맹공격.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안철수보다 9년 빨리 세상에 나온 것 가지고 고리타분하게 맏형 타령하는 것 보면서 저게 뭐?
새 정치 좋아하고 있네, 하는 조소가 절로 입에서 나온다.
싸움질하다가 밀리면 “내가 너보다 몇 살 윈지 알아? 임마”, 다짜고짜로 나이 꺼내드는 전형적인 수구꼴통!
아예 통 큰 양보하는 맏형이라는 말을 하지 말던가!
이런 위선자!
안철수 쪽 유민영의 반격.“어제 상황의 핵심은 우상호 단장이 말했던 것처럼 ‘통 큰 양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
어제까지 김근태 계열 안에서 수 십 년 간 형님, 동생하던 우상호와 유민영이 각각 갈라진 캠프에 있다가 유산 나눠먹는 문제 나오니 형님이고 뭐고 안면 몰수하고 싸움질.
이런 것도 정하지 못하면서 뭐?
새 정치 공동선언문 안에선 ‘공동의 가치와 철학’을 만들어 어쩌구 저쩌구.
더 웃기는 건 강금실이 노무현 정권 때 자신을 법무장관으로 천거한 문재인을 향해 쏴붙인 것.“…맏형 표현 부적절하다. 동등한 후보이지 안 후보는 동생 아니다.”
형님, 동생 싸우는데 갑자기 제수(弟嫂)가 끼어들어 따져대는 장면!
문재인·안철수가 나이 놓고 싸우는 장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더니 글쎄 1980년 서울의 봄, 그리고 1987년 김영삼·김대중의 양 김씨 단일화 싸움 때 DJ 동교동계에서 DJ가 YS보다 나이 많은 걸 걸어 ‘형님 먼저’라고 홍보한 걸 복사하고 있는 것.
이러다보니 문·안은 공동정권이니 연합정권이니 하는 핵심 문제에 대해선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단일화 방식만 놓고 싸움질!
이런 세력이 ‘문철수’로 단일화해 정권 잡게 되면, 나라야 어떻게 되든 서로 정권 나눠먹느라 주구장천 싸움질로 허송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제 문재인의 위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문재인,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참여정부 비서실장을 받아들인 것, 바로 그일”이라고 돌변하면서 노무현과 차별화를 시도!
부산에서 지방 변호사하다가 노무현 만나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수석에 비서실장까지 돌아가며 요직 맡다가 그 밑천으로 친노세력 추앙 받아 대선 후보까지 됐는데도, 노무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잔 계산에서 표변하는 문재인.
결국 노무현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비서실장이라면 지금도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할 만큼 책임져야할 당사자가 바로 문재인.
그런데 대선 후보까지 되고서도 비서실장 한 게 일생일대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다?
그러면서 영화 ‘광해’를 보면서는 노무현과 너무 닮았다고 벌떼 처럼 몰려든 카메라 앞에서 눈물 펑펑 흘렸다. 이런 생연기!요트 사서 즐기면서도 서민을 말했던 노무현이 눈물 흘리는 것과도 어쩜 똑같은지.
이런 위선자가 대한민국 대통령 되겠다고 또 나서는 현실에 절망한다.
최소한 인간으로서 양심조차 없어진 대한민국 대선판!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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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cjyoon1305
정치부기자 30년.
그 중 14년을 정치담당 논설위원, 논설실장으로 활동한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다.
청와대 외교부 정당 등 권부를 모두 취재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독특한 문체와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대한민국의 퓰리처상이라는 서울언론인클럽 칼럼상 수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공직자 윤리위원을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