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권력에 굶주린 묻지마 야합(野合)! 

     

     국민의 이성에 거듭 호소한다.
    금배지 달고 정치판에 들어온 지 6개월째 되는 대통령 후보? 문재인!  

    정치판에 발 담근 지 1개월 3일째 되는 대통령 후보? 안철수! 

    참으로 기 막힌 게, ‘6개월짜리 금배지’와 ‘한 달짜리 정치입문생’이 서로 합쳐 대선 후보를 한 명으로-말하자면 ‘문철수’로 만들어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나눠 갖는다? 

     21세기 들어 군사쿠데타도 거의 사라진 세계 정치무대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은 6개월짜리와 한 달짜리가 서로 단일화해 정권을 잡겠다는 기막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쿠데타! 

     이들도 문제이지만, 그런 후보들에게 환호하는 국민에 대해 더 큰 절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에서 탈당해 안철수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호창이 어제 TV 프로그램에 나와 하는 말, “11월말 대선 후보 등록(11월25~26일)을 할 때까지 두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것이 과제”? 

     대선일 12월19일이 코앞에 닥쳐왔는데도 아직 야당 후보가 결정되지 않고 있는 이 한심한 대선판! 
     그런데도 한 달을 더 미적거리다가 선거일을 20여일 앞두고 후다닥 후보를 한명으로 만들어 정권을 잡는다? 

     왜 다음달 25, 26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미뤄야하느냐? “아직 문 후보나 안 후보 모두 대통령으로서 자격과 리더십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란다. 

     아직도 대통령으로서 자격과 리더십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이건 돈만 된다면 별별 소리 다해대는 더러운 장사꾼들 입에서도 나오기 힘든 말장난!  

    송호창의 말을 더 들어보자. “그렇게 힘을 합치게 된다면 지금의 ‘무소속이냐, 정당후보냐’는 전혀 의미 없는 논쟁거리가 된다.”  

    국회의원 1명을 갖고 있는 안철수, 그가 127석의 민주당을 손도 안대고 꿀꺽 삼켜버리려는 흑심(黑心)에 기가 질리고, 이런 안철수가 정치개혁할 수 있고, 일자리 꾹꾹 찍어내 실업자 없앨 것이고, 하루아침에 경제 돌아가게 해 먹고 살기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거라고, 목 빼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더 기가 질린다.  

    문재인·안철수 이들이 노리는 건 1997년 김대중(DJ)·김종필(JP)의 DJP연합이라고 하는데, 이들 양김씨를 되돌아보면 지금 문재인·안철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손톱만큼’이지만 국민에 대한 부끄러움이라도 있었다. 

  •  그래도 DJ와 JP가 단일화를 시작할 때 김대중의 국민회의는 79석, 김종필의 자민련은 50석을 갖고 있었다. 정치도 30년 넘게 했던 양김씨. 

     그러나 6개월짜리 국회의원과 한 달짜리 정치입문생이 달려들어 ‘권력’을 놓고 나눠먹기 한다? 
     이걸 권력에 굶주린 묻지마 야합(野合)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뭐가 야합인가!  

    양김씨가 DJP연합이라고 내놓은 합의문을 역사의 서가(書架)에서 다시 꺼내보면 기가 막혀 입이 닫히지 않는다.

     1. 대통령 후보는 김대중 총재로 하고 초대 국무총리는 김종필 총재로 한다. 
     2. 16대 국회에서 내각제 개헌을 하기로 합의하며 실세형 총리로 한다. 
     3. 경제부처의 임명권은 총리가 가지며 지방선거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 한 명을 자민련 소속으로 한다. 


     이게 대한민국 권력을 나눠먹은 합의문! 

     정권을 잡자마자 DJ와 JP는 한나라당에서 금배지들 빼내와 국민회의는 79석에서→무려 101석으로 키웠고, 자민련도 50석에서 52석으로 늘렸다. 

     집권 후 2000년 4월13일 실시한 제16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DJ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사실까지 발표해 선거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했으나, 오히려 역풍!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다시 제1당이 되고, 민주당 115석, 그리고 자민련은 17석에 불과해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자민련에 의원을 3명 꿔주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연출! 

     김종필은 내각제 개헌에 실패하자 김대중에 대한 보복을 모색.  

    2001년 평양축전에 참가한 동국대 교수 강정구가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를 찾아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긴 걸 한나라당이 문제 삼아 통일부장관 임동원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자, JP는 이를 가결시키고 DJP연합을 3년 반 만에 붕괴시켰다. 

     곧바로 DJ는 레임덕에 빠져 집권당을 탈당하고 남은 임기 1년 반을 종이 호랑이로 채웠다.  
    ‘실패한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역사에 남기면서. 

     그런데도 안철수는 ‘무소속 대통령’ 운운.  
     만약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정치9단이라 했던 DJ·JP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대실패로 끝날 것! 

     그게 DJP연합의 역사!  대한민국 국민은 지금 그걸 모르거나 잊어버리고 또 충동구매를 하려하고 있다. 
     대통령을 충동구매!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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