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조용히 살았다면 잘 살았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 법학 석사를 마친 사람을 우리는 '엄친아'라고 부른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일했고 정치인으로 국회의원까지 지냈다면 정말 대단한 '엄마 친구 아들'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강용석이라면 당신의 엄마도 더 이상 비교하지 않을 것.
'엄친아' 강용석의 추락은 아나운서들에게 집단 모욕죄로 형사고소를 당하면서다. 술자리에서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한 말 "아나운서 하려면 다 줄 생각해야..."로 구설에 올랐다.
세상은 강용석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혼자서 세상을 향해 농을 건넸다. 개그맨 최효종을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 모욕죄’로 형사고소한 것.
이는 '집단 모욕죄'라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저지른 강용석 나름의 유머였지만 이 유머에 웃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더 궁지로 몰렸다.
강용석을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여기서부터다. 그는 스스로를 '고소王'이라고 말하며 수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자신을 조롱의 대상으로 기꺼이 헌납한 것.
이해 할 수 없는 사람?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를 낮출 수 있는 사람은 내공이 보통이 아닌 사람이다.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를 자심감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싫은 기자의 나약한 표현이었음을 고백한다.
아직도 강용석은 용서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의 용서와는 상관없이 욕을 먹으며 자신의 길을 간다. 무서운 자신감의 표현이다.
-
16일 강용석을 만났다. 이미 TV조선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tvN에서 오는 19일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또 자신의 이름을 건다고 말했다.
강하게 물었다. 무슨 자신감이냐고 당신은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사실도 분명히 알려줬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기자의 열등감을 폭발시켰다.
"꼭 대답을 해야 하나?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건방진 '엄친아'를 기대했던 기자에게 또 다시 웃는 얼굴로 농을 건넨 것. 말하지 않아도 보면 알 거 아니냐는 식이다.
더 물어볼 수도 없게 만들었다.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근데 자신감의 근원이 또 궁금해졌다.
강용석은 욕을 먹어도 흔들리지 않는 목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자신감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목표가 뭔지.
"본업은 변호사다. 목표는 정치에 있다. 방송은 잠깐 하는 것이다."
열폭에 멘붕이다
모든 사람이 정치인 강용석에 대해 비난하는 현실에서 '정치에 뜻이 있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등을 돌린 국민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숨겨뒀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갑자기 영화 '록키 발보아'에서 실버스터 스텔론의 명대사가 머리에 스치운다.
"It ain't about how hard you hit, it's about how hard you can get it and keep moving forward."
"(복싱)은 얼마나 강하게 때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강한 펀치를 맞고도 계속 전진할 수 있느냐다."
-
용서는 못해도 인정은 하자
강용석은 분명 화제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화제성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철면피같은 강용석의 넉살이 뻔뻔함이 아니라 패기라면 인정할 가치는 충분하다.
강용석이 패기가 있는 사람인지 그냥 뻔뻔한 사람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그의 행보에 귀추를 주목해 보는 수 밖에...
인터뷰 말미에 강용석은 또 다시 자신을 낮췄다.
"최근에 싸이를 보면서 배우는 점이 굉장히 많다. 저보다 싸이가 고생을 더 많이 한 것 같은데...언젠가 저도 싸이 같은 히트를 쳐야겠다고 생각한다."
엘리트중의 엘리트가 B급 문화를 상징하는 싸이에게 머리를 조아린 것. 강용석의 뻔뻔함이 패기일 수도 있겠다는 착각(?)이 드는 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