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미안하다" 김장훈, 싸이 끌어안고 '폭풍 눈물'

"재상아, 속 좁았던 형을 용서해주길 바란다."

"난 상관없어. 형 건강이 우선이야."

'불화설'이 나돌았던 가수 김장훈과 싸이가 극적으로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나이트 오브 더 스타스(Night of the Stars) 2012' 무대에 최근 가요계를 뒤흔든 두 명의 톱스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바로 가수 김장훈과 싸이.

'콘서트 표절 시비'와 '스태프 연쇄 이동' 등 갖가지 이유로 갈등을 빚었던 두 사람은 이날 서로를 얼싸안으며 그동안 쌓였던 앙금을 털어내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두 사람의 '극적인 만남'은 매니저에게조차 행선지를 알리지 않고 달려온 김장훈의 돌발 행동에서 비롯됐다.

이날 초청 가수로 무대에 오른 싸이는 첫곡으로 '챔피언'을 부른 뒤 다음 곡으로 히트곡 '낙원'을 열창하고 있었다.

그 순간 김장훈이 무대 위로 뛰어 올라와 노래를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김장훈을 보며 싸이는 순간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이내 어깨동무를 한 채로 함께 노래를 마무리했다.

노래가 끝나자 김장훈은 먼저 사과의 말을 건네며 '동생' 싸이에게 용서를 구했다.

"오늘 절대로 주최 측의 초청을 받고 올라온 게 아닙니다. 이렇게 싸이의 공연장을 직접 찾아와 사과하고 화해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장훈은 "속 좁았던 형을 용서해주길 바란다"며 싸이를 끌어 안았고, 싸이 역시 "난 상관없으니 형 건강이 우선"이라고 화답하며 감격적인 포옹을 나눴다.

이어 김장훈은 미리 준비해온 '팩 소주'를 꺼내며 화해의 의미로 "함께 원샷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는 싸이가 지난 4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소주 한병을 들이킨 것을 재치있게 패러디한 것. 

사이좋게 소주를 나눠마신 두 사람은 각자 속에 있던 말을 꺼내며 다시금 예전의 절친한 사이로 돌아간 듯이 보였다. 각자의 눈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은 두 사람의 진심어린 화해를 증명하는 징표였다.

"형을 용서해라. 이제 재상이가 미국으로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 밖에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화해하러 왔다. 그동안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제가 속이 좁아져 싸이를 힘들게 했다. 제가 사랑하는 동생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아팠고, 이렇게 무대 위로 올라오면 막지 못할 것 같아서 왔다."

"난 상관 없어. 형 건강이 우선이야. 우리가 원래 강성이라 자주 치고 받고 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가장 크고 오래 걸린 사건이었던 것 같다."

김장훈과의 '깜짝쇼'가 마무리 된 후 싸이는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불멸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특유의 말춤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싸이의 공연이 끝난 후 함께 대기실에 들어가 약 30분 정도 대화를 더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장훈은 싸이와의 화해에도 불구, 이미 공언한대로 내년초 한국을 떠나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