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안보장관회의 직접 주재, ‘기획 도발’에 촉각..북풍 차단 지시
  • 중요한 선거를 앞두곤 항상 북풍이 분다?

    청와대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중요한 선거마다 소위 북풍(北風)을 일으키며 영향을 미쳤던 것을 감안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북측의 김정은 체제가 갓 출범한데다, 종북 좌파와 국가 수호 우파와의 건곤일척의 승부인 만큼 정부가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에 더욱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 ▲ 26일 오전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6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열병하며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6일 오전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6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열병하며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외교안보장관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리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긴급 회의’는 지난 7월18일 북한 이영호 총참모장이 실각하고 나서 두 달여만이다.

    회의의 주제는 최근 잇단 북한 어선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 배경과 최고인민회의 결과 등 내부 동향을 점검하는 것이었다.

    북한의 변화가 감지되고 조심스럽게 도발을 시작하는 것은 곧 큼지막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에 국제사회가 기대해 온 북한 주민들의 민생개선 조치가 포함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북한어선 침범상황과 관련, 우리 군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정략적인 기획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튼튼한 국가안보 태세를 유지하라.”

    청와대 역시 북한의 최근 도발이 대선을 앞두고 북풍(北風)을 조성해 영향력을 미치려는 시도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치권에서는 북측의 NLL 침범에 우리 군이 경고 사격을 한 것을 두고 ‘남남(南南)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 ▲ 26일 오전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6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열병하며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북한이 군사적 도발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대남 선전 방송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도 선거에 개입하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이날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것도 북한이 섣불리 행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오전 1시간 30분 정도 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곧바로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해 다시 한번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