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호진 연출가.ⓒ정상윤 기자.
    ▲ 윤호진 연출가.ⓒ정상윤 기자.

    '명성황후', '영웅' 등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 에이콤인터내셔널의 윤호진 대표가 뮤지컬 티켓 가격을 3만~5만원으로 책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에이콤인터내셔널은 이에 따라 다음 달 막을 올리는 '영웅' 재공연부터 이 가격을 적용하기로 하고 이미 판매된 1차 티켓 분에 대해서는 차액을 환급해주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영웅'은 대극장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1,2층은 모두 5만 원, 3층은 3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볼 수 있게 됐다. 17년 전 공연한 뮤지컬 '명성황후'의 가격이 5만 원이었다.

    대부분 대극장의 1층은 VIP좌석과 R석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으며 가격은 13만-11만 원이다. 라이선스 공연은 15만-16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윤 대표는 '가족끼리 뮤지컬 한 편을 보는데 50만 원이 넘게 든다면 대중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기형적으로 부풀려진 제작 비용을 절감하고 지나치게 비싼 티켓 가격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주변의 반대에도 이러한 정책을 고수했다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

    오는 12월 대학로 홍익대 신축캠퍼스 내 뮤지컬 전용극장인 대학로 아트센터 개관작으로 무대에 올리는 '완득이'도 장기 공연을 목표로 같은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윤 대표의 이러한 결단은 로열티 부담이 없는 창작은 재공연 할수록 제작비가 줄고 장기 공연을 하면 손익분기점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수렴하기 때문에 작품성이 검증된 창작 뮤지컬은 얼마든지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가격이 높아지면서 더 적은 티켓을 팔아도 손익분기점을 무난히 넘긴 공연도 많지만 정작 객석은 빈자리가 남은 채 공연하게 된다. 장사를 할 생각이라면 팔아서 이윤만 남으면 그만이지만 뮤지컬이 이런 식으로 대중에게서 멀어지면 살아남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