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한일 간 사이버세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일 네티즌 간 사이버전은 매년 광복절, 삼일절과 같은 국경일의 연례행사처럼 진행됐다. 특히 올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런던올림픽 한일 축구경기 `독도 세리머니` 등 다양한 정치적 이슈가 얽혀 광복절에 양국 간 사이버 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반크(www.prkorea.com)` `독도수호대(www.tokdo.co.kr)` `사이버독도닷컴(www.cybertokdo.com)` 등과 같이 사이버공격이 집중될 독도 관련 사이트에 모니터링 인원을 추가 배치했다. KISA는 또 일본 컴퓨터침해사고대응반(CERT) 등과 핫라인을 개설, 한일 사이버공격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 등 국내 보안업체들도 한일 주요 사이트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이 사항 발견 시 KISA 등과 적극 공조할 예정이다.
     
    박원형 극동대 사이버안보학과 책임교수는 “2012 런던올림픽 한일 축구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승리하면서 일본 내 반한 감정이 높아진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 독도 방문을 계기로 한일 간 사이버 분쟁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며 “최근 해킹 기술 발전으로 과거보다 더 정교한 사이버공격기술을 이용한 사이버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한일 사이버전은 네티즌의 게시판 도배 공격, 양국 대표 사이트(2ch, 반크, 독도수호대 등)를 방문해 새로고침(F5) 버튼을 눌러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등 소극적인 사이버공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갈수록 사이버공격 양상과 방법이 대담하게 진화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 교수는 “지난 2010년 일본 해커가 광복절 일주일 전 좀비 PC를 구축, 피망, 넥슨 등 일부 국내 게임사이트를 공격했다”면서 “지금까지 양국 간 IP를 차단해 사이버공격을 막았지만 좀비 PC를 이용한 국내 게임사이트 공격과 같은 형태는 치밀하게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사전에 방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시 국내 사이트에 감행된 DDoS 공격 트래픽은 대부분 1Gbps 미만으로 비교적 크지 않았지만 이후 분석에서 악성코드가 5개나 발견됐다.

    박 교수는 "악성코드 개발언어 중 일본어가 포함돼 있어 일본의 보복성 공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신화수 한국인터넷진흥원 종합상황관제팀장은 “일부 청소년층에서 치기어린 반일감정으로 사이버공격에 가담할 수 있지만 이는 명백한 범죄”라며 “동기가 어떻든 사이버공격은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넷테러연합` 등 국내 인터넷커뮤니티에서 한국을 비방하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 일본 커뮤니티인 `2ch` 사이트에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으나 큰 사고 없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