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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장성 진급제도에 대해 항의해야
북한군 장령은 총 1천여 명이다.
이들은 계급 정년(停年)이 없어 사망할 때까지 현역 대우를 받는다.
김성만 (코나스)
북한군 계급은 원수급, 장령급(장성급), 군관급 등 장교 15개 계급과 초급 지휘관을 포함한 사병 계급으로 구성돼 있다. 원수급은 대원수(大元帥), 원수(공화국 원수, 인민군 원수), 차수(次帥)로 구분되고 장령급에는 대장(大將, 한국군 대장에 해당), 상장(上將, 한국군 중장), 중장(中將, 한국군 소장), 소장(少將, 한국군 준장)으로 구분돼 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나 노동당 창당일 등 기념일에 ‘차수·원수’는 당 중앙군사위와 국방위 결정으로, 대장 이하 군 장성은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승진 인사를 해왔다.현재(2012.7.18기준) 죽은 김일성과 김정일은 대원수이고, 김정은 공화국 원수, 리을설 인민군 원수, 차수는 9명(김영춘, 김일철, 김정각, 리용수, 리하일, 전재선, 현철해, 최룡해, 현영철), 대장은 21명이다. 북한군 장령은 총 1천여 명이다. 이들은 계급 정년(停年)이 없어 사망할 때까지 현역 대우를 받는다. 반면 한국군 현역 장성은 440여명이고 대장이 8명이다.
북한군 최고사령관 김정일(68)은 2010년 9월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통해 아들 김정은(26), 김경희(64, 당 경공업부장, 김정일의 여동생), 최룡해(60,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최부일(인민군 부총참모장, 상장), 김경옥(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현영철(인민군 8군단장, 중장)에게 인민군 대장칭호를 수여했다.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은 차수로 승진했다. 김경희, 최룡해와 김경옥은 민간인 신분으로 군사경험이 없다.
군 경험이 없는 장성택(64, 국방위 부위원장, 김경희의 남편)이 2011년 12월 24일 김정은(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일의 시신 참배에 동행할 때 대장 군복을 착용했다. 이것이 다음날 조선중앙TV에 보도됨에 따라 대장이 된 것이 처음 확인됐다. 장성택이 평소 군복을 입지 않는다는 점과 최근까지 대장으로 진급했다는 북한 발표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일 사망(2011.12.17) 직후에 대장으로 진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27)은 김정일 영결식(2011.12.28) 직후인 12월 30일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었다. 김정일이 갖고 있던 군 직책을 물려받은 것이다. 최고사령관은 전시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평시에 존재하는 것은 북한이 한반도의 현 정세를 준전시상황(정전체제)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김정은(28)은 2012년 7월 18일에 대장에서 차수를 뛰어넘어 원수(공화국)로 진급했다.
김경희와 장성택은 대장계급이지만 세습족벌체제로 사실상 북한을 통치하는 상왕(上王)의 위치에 있다. 장성택의 아바타로 불리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대장)은 2012년 4월 7일에 차수로 진급한 후 군 서열에서 김정은 다음이 되었다. 반면 김정은 세습에 큰 공을 세운 실세 리영호 총참모장은 2012년 7월 15일 전격 해임되고 모든 직위(차수 계급)를 박탈당했다. 후임 총참모장에는 현영철(대장)이 7월 17일 차수로 승진하여 임명되었다.
그리고 북한은 2012년 2월 15일 북한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인 김정각(대장)에게 당 중앙군사위와 국방위 결정으로 차수 칭호를 부여했다. 김정은은 당일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장령 23명을 승진시켰다. 정찰총국장 김영철(상장)과 당 군수담당비서 박도춘이 대장으로, 주규창(당 기계공업부장), 백세봉(국방산업 전담 제2경제위원장), 김송철 중장(류경수105탱크사단장)이 각각 상장 계급을 달았다. 김명식 동해함대사령관 등 18명이 중장으로 진급했다. 여기서 박도춘, 주규창, 백세봉은 핵무기/미사일 개발의 트로이카(Troika)로 군경험이 없다.
이같이 2010년부터 북한군 장성 인사에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린 김정은이 대장-원수(元帥)가 되고 민간인이 하루아침에 장성에 임명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 공산국가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세계의 웃음거리다. 외국에서는 한국과 북한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여 한국군의 위상에도 흠(欠)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선군정치(先軍政治)와 병영국가(兵營國家) 체제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핵, 화학, 생물)와 대규모 군사력(현역 119만, 예비군 770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군 병력의 두 배다.
남북은 휴전의 첨예한 대치 상황에 있다. 그런데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는 군 경험이 많은 장령들이 중요 직위에 포진하고 있었다. 당시 조명록(차수, 군 총정치국장), 오극렬(대장, 국방위원회 부 위원장), 김일철(차수, 인민무력부장), 리영호(차수, 총참모장) 등은 전략과 전술을 아는 장성이다. 리영호는 비록 김정일(김정은)의 지시로 2010년에 천안함과 연평도를 공격했으나 서해5도 점령을 시도하지 않았다. 가져올 파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도발 행위에 해당하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단발성으로 끝났다.
그런데 지금 북한의 군사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직위에는 군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들의 판단에 우리 국민 5천 만 생사(生死)가 달려 있다.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우리 정부(국방부)와 언론은 이에 대해 이의(異議)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하루 속히 군사회담과 성명 등을 통해 항의하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