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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더운 날씨 때문이기도 하지만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함이 더 크다. 태극전사들이 출전하는 주요경기가 심야 시간대에 몰려 있다 보니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어나는 것.
사람들이 올림픽에 열광하는 이유는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지구촌 축제라는 이유도 있지만 참가하는 대한민국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과 개인의 자존심을 걸고 혼신의 힘을 다 하는 드라마는 감동의 연속이다. 게다가 그들이 준비한 4년을 상상해 본 사람이라면 그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승리에는 환호의 드라마가, 패배에는 탄식의 드라마가 매일밤 이어지는데 이를 두고 잠을 청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올림픽이라는 드라마가 사람들의 감정을 뒤흔드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들의 인생과 꼭 닮아 있기 때문이다. 성실하게 노력해 실력을 쌓았다고 해서 모두 금메달을 딸 수 없는 현실.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키우는 것은 기본이고 '운'까지 작용해야 가장 영광스러운 금색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것.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잘하는게 중요하다'는 상사의 조언이 떠오르는 순간이지 않는가?
딱 우리들 인생처럼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4년간 흘린 피와 땀이 무색하게, '운'이 없어 고배를 마신다. 또 그 반대로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한다.
여자 양궁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건 기보배를 보면서 '운'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단체전에서도 다소 부족했지만 팀 동료 최현주, 이성진의 도움으로 기보배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개인전에서는 연장전 승부에서 마지막 화살이 8점으로 다소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상대선수가 똑같이 8점을 쏘는 실수를 했다. 과녁에서 거리가 5mm 더 가까운 기보배는 또 다시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보배를 보면서 정말 올릭픽 금메달리스트는 하늘이 정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행운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그야말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한자성어가 실감나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