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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을 기다리던 탈북자
"이제 내게도 조국이 생겼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한국의 올림픽 열기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지만, 지금은 매번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경기 자체를 즐길 만큼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예전처럼 볼거리가 적은 시절, 그리고 국경일에 집집이 태극기를 내걸었던 때에 비하면 지금의 관심사는 상대적으로 너무 낮아 보인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이번 올림픽을 한국인들보다 더욱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우리와는 달랐다.
탈북자 이 모 씨는 “한국에서 지난번 베이징 올림픽을 시청하며 큰소리로 맘껏 응원하고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는 소리를 지르며 눈물도 흘렸습니다. 중국에서 도피 시절 우리나라, 조국, 내 나라 같은 단어들이 얼마나 불러보고 싶었는지 모를 겁니다. 나도 이제 당당한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이 상기돼서 매우 기뻤습니다.” 라고 전했다.
우리에겐 이미 단순한 스포츠 종목이 되어버린 올림픽경기가 아직도 탈북자들에겐 애국심을 확인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는 것이었다.
인신매매를 경험한 탈북자들은 하나같이 의사소통도 안 되는 중국으로 팔려갈 때 그들에게 무시당하며 못사는 내 나라를 떠나는 이유가 미웠다고 했다. 그래도 고향이 아주 그리웠고 조국의 품이 그리웠다고 한다. 물론 그때 그들이 그리워한 조국은 고향 땅인 북한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중국에서 숨어 살아야만 했던 시절 감히 자신의 국적을 말하지도 못했다. 그랬던 그들이기에 이제는 한국에 와서 조국이라고 부를 수 있고 내 나라라고 당당히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눈물 나게 고마운 일인지 한국사람들은 모를 것 이라고 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중국에서 시청했었다는 탈북자 강 모 씨는 “그때는 그 어느 나라도 소리치며 응원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방문한 모든 북한사람 마저 내몰던 시절이라 우리는 숨어 지내 살아야 했기에 타향살이 설움을 많이 느꼈죠.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가 그렇게 못산다고 멸시하던 나라들에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탈북자들은 중국뿐 아니라 몽골, 라오스, 베트남 심지어 태국 등을 거쳐 한국으로 오게 된다. 그들은 거쳐 온 나라를 지나는 동안 온갖 무시와 수모를 당하더라도 큰소리한 번 못 치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모든 고생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제는 그들도 당당한 한국인이 되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 탈북민들에게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보다 많이 느낄 수 있게 해주기를 기원한다.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