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국회의원 탄생시켜놓고서… '표'만 되면 '묻지마 단일화(?)'새누리 "민통당 경선, '후보단일화 과정의 들러리'로 전락"
  •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과 대선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과 대선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표 끌어모으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 대표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 통합진보당 후보 등 3자 간 후보단일화 과정이 10월에 전개될 것으로 본다."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과의 단일화로 종북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데 공을 세웠던 민통당이 "'표만 되면 '종북'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다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안 원장에 대해 "정책은 민주당과 거의 비슷하고, 새누리당 집권에 대한 반대 입장이 분명해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루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원장의 책을 대략 살펴봤는데 흐름으로 봐서는 출마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판단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10월에 최종적으로 단일화되면 지금으로 봐서는 민주당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안 원장과 통진당은 '들러리'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있는 것.

    "민주당은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낼 것이다. … 단순히 정치세력 간의 협상결과로서의 단일화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통합하고 지지자들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민주진보진영 후보의 당선을 이끌어 낼 것이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그의 대북 정책과 맞물려 '종북'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정부·여당'에는 부정적으로, '북한 정권'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이 대표의 입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한반도 평화체제가 만들어지고 북미관계가 발전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한 뒤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한반도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북한이 핵 없이도 체제가 안정될 수 있는 다자안보체제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 내년부터 이뤄지는 새로운 지도자들에 의한 6자회담은 더 내실있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집권하면 이른 시일내 남북교류협력을 시작해 불가역적으로 경제교류 등에서 진도를 많이 나가 상호의존도를 높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상호의존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남북 간 대결구도가 완화될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하며 여야 간 대결구도를 완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강조했다.

    "선조가 남긴 공과의 그늘에서 성장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보다는 성장제일주의와 재벌 특혜, 획일화, 중앙집권, 반공, 충성과 보은 등 인식과 정책이 과거의 유산 속에서 맴돌 것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당정치와 책임정치를 포기하고 '묻지마 단일화'에 올인 할 것인가"라며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되면서 민주통합당은 대선 주자들의 지지도 하락과 경선 흥행몰이가 실패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해찬 대표는 연일 언론에서 후보단일화와 안철수 바라보기만을 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진행되는 민주통합당 경선을 ‘후보단일화 과정의 들러리’로 전락시키며 자당 대선주자들과 지지자들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자당 후보를 내지 못하는 치욕스러움을 경험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기본은 정당정치, 책임정치다. 공당의 대표가 자당의 대선후보를 다른 후보와의 ‘묻지마 단일화’를 위해서 떨이식으로 대선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