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사건 가능성, 실종 지점서 18㎞ 떨어진 정류장에 운동화가 덩그러니
  • ▲ 20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한 일주도로에서 실종됐던 40대 여성 관광객의 것으로 보이는 유해 일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한 일주도로에서 실종됐던 40대 여성 관광객의 것으로 보이는 유해 일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올레길에 홀로 여행 왔다가 실종된 40대 여성의 신체 일부분이 8일 만에 발견됐다.

    파란 운동화 속에 들어 있는 절단된 오른손목이었다.

    경찰은 엽기적인 토막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제주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해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오후 2시30분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만장굴 입구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된 강모(40·서울시 노원구)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파란색 운동화 속에 들어 있는 오른쪽 손목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발견된 손목이 약간 부패하고 건조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제주지방경찰청 나원오 수사과장이다.

    “운동화는 발견 당시 버스정류장 의자 위에 올려져 있었다. 운동화는 강씨가 실종 당시 신었던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남동생이 판단했다. 손의 부패 정도로 봐서 며칠 전에 절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절단된 오른손목이 발견된 곳은 강씨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산읍에서 약 18㎞ 떨어진 지점이다. 발견 장소도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이었다. 경찰은 정황상 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시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씨는 프리랜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미혼이다. 지난 11일 오전 2박3일 일정으로 혼자 제주를 찾았다가 화를 당했다.

    강씨는 자신이 머물던 게스트하우스에서 12일 오전 7시쯤 나섰다. 이후 강씨는 오전 7시38분에 38초 동안, 오전 8시12분에 6분11초 동안 휴대전화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전화는 그 직후에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점은 강씨의 숙소인 게스트하우스에서 5㎞ 정도 떨어져 있다. 당시 올레길 주변에는 안개가 짙게 끼어 있었다.

    경찰은 강씨가 살해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을 밝히기 위해 발견된 신체 일부와 운동화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