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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의 자유경제↔경제민주화 박근혜
우경적 김문수에 좌경적 박근혜의 대선출마선언문
조영환 (올인코리아/편집인)
헤라클레이토스(B.C. 500년경)는 ‘만물은 흐른다(panta rhei, 萬物流轉)’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세상만사가 끊임없이 변전(變轉)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최근 이틀 동안에 선포된 박근혜와 김문수의 18대 대선출마선언문을 보면서, ‘만사가 변전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한국의 대기업(재벌)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 박정희의 친딸인 박근혜 의원이 대선출마선언문을 통해 ‘대기업을 정치권력이 통제하여 경제민주화를 이룩하겠다’는 좌경적 선동구호를 외치고, 좌파운동권 출신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기업활동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외치는 것을 보면서, ‘세상만사의 끊임없는 변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출마선언문을 축자적으로 믿으면, 박정희의 딸 박근혜 의원은 좌익의 대변자 같고, 좌파운동권 출신 김문수 지사는 우익의 대표자 같으니, ‘세상만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국민이 행복한 선진 통일강국을 향하여,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의 현상황을 “새누리당은 오만의 낭떠러지, 이명박 정부는 부패의 낭떠러지, 서민은 민생의 낭떠러지, 젊은이들은 절망의 낭떠러지에 서 있다”고 규정했다. 이런 낭패를 극복하기 위해, 김문수 지사는 “민생의 현장에서 국민을 통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가 꿈꾸고,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은 東西(동서), 南北(남북), 貧富(빈부), 勞使(노사), 男女(남녀), 老少(노소), 모두가 손잡고 함께 가는 나라”라는 김문수 지사의 통합강조는 최근 1%와 99%를 가르거나, 계층갈등을 부추기거나, 재벌을 때리고 서민들을 공짜복지로 미혹하는 대선출마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정향(political orientation)의 주장이다.
김문수 도지사는 자신이 젊은 날에 정치적 낭만주의를 너무 오래 동안 몸으로 떼운 지적 한계를 지금도 내비친다. 그는 “스무살 대학생이 노동자가 되어, 청계천의 다락방에서부터 7년 동안 노동자로 살면서, 3선 국회의원, 재선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은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는 말로써 젊은 날에 깊이 빠진 자신의 정치적 낭만주의를 고백했다. 젊은 날의 정치적 낭만과 이상이 나이든 오늘날에까지 권력욕으로 변질되지 않고 유지되었다고 믿기는 어렵고, 김문수는 정치적 이상에 오랫동안 머문 흔적은 약점으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의 자유경쟁이 가진 ‘불공정한 듯하지만 공정한 실존의 역설’을 김문수 도지사는 늦게 깨달았을 가능성이 있다. 순진한 청년들이 잘 빠지는 정치적 낭만주의가 나이가 들어도 계속되면, 구조적으로 거짓말쟁이가 되는 수가 있다.
김문수 도지사가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입니다. 가혹한 식민지와 分斷, 전쟁의 폐허 위에서 최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대한민국 64년의 역사는 세계사의 기적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5천년간 한반도에 존재했던 그 어느 국가보다 더 위대한 나라입니다”라며 “대한민국의 기적은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선택하고 지켜낸 국민들의 헌신, 수출을 위해 흘린 국민들의 피와 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이룩하려는 시민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포용이고 통합이다. 지금까지 18대 대선출마자들 중에 한국사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해석을 김문수 지사가 내놓았다. 이렇게 단순한 역사해석을 다른 후보자들은 외면하고, 산업화를 민주화의 바탕으로 인정하지 않는 편향적이고 분파적인 해석을 대선후보자들은 내놓기도 했다. 대선주자들 중에 우익의 가치를 선언하는 자들이 없다는 네티즌의 평가도 있다.
특히 김문수 지사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토대 없이는 경제 민주화도, 복지국가도, 개인의 꿈도 이룰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박근혜 의원의 .“과거에는 국가의 발전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의 고리가 끊어졌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대기업가를 마치 착취자나 범죄자로 취급하는 다른 후보자들과는 달리, 김문수 지사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규제 일변도로 기업활동을 옥죄려고만 해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저는 기업활동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걷어 내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출마에서 김문수 지사가 다른 모든 후보자들을 상대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적 기업관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유자본주의로 성공한 대한민국에서 자유자본주의를 가장 강하게 거부하는 마친 짓을 지금 대선주자들이 연출하고 있다.
김문수 지사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동시에 소중히 하고, 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계속해서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라는 주장은 최근 반미반일감정을 부추기는 종북좌익세력에 대한 경계로 풀이된다. 김문수 지사는 “통일은 대한민국이 세계 7大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新성장동력이다. 반드시 평화통일을 이룩해서 3大 세습독재와 굶주림에 신음하는 2천4백만 북한 주민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번 대선출마자들 중에 유일하게 북한의 3대 세습독재에 신음하는 북한동포들을 배려한 언급을 김문수 지사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문수 지사가 젊은 날에 겪은 ‘정치적 낭만주의’는 오늘날 누구보다도 더 북한의 세습독재에 현실주의적 판단을 촉구하는지도 모른다. 정치적 낭만주의자가 가장 혹독한 현실주의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있다.
김문수 지사는 대한민국 재도약의 과제로 “첫째 정치개혁과 선진화를 통해 민주화를 완성하고, 둘째 지속적인 성장과 복지를 확대하고, 셋째 강력한 安保의 바탕위에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며 “저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가 되기를 꿈꾼다. 자유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국민이 마음껏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다. 모든 대선출마자들이 자유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일하게 김문수 지사가 ‘자유’를 대선출마의 화두로 삼았다. 그는 “대한민국은 인간이 꿈꾸는 자유를 가장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선진국, 자유의 오아시스가 되어야 한다“며 그의 출마선언문을 마무리지었다. 자유경쟁의 장점을 살려온 대한민국의 성공과 장점을 극도로 찬양하고 자유대한민국의 미래 목표를 제시한 김 지사의 대선출마선언문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반복해서 강조한 김문수 지사의 대선출마선언문은 김두관이나 문재인과 같은 좌익정치꾼들의 출마선언과는 물론이고, “이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야 한다”는 박근혜의 출마선언과도 매우 다르다. 특히 “지금은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의 고리가 끊어졌다.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야 한다”며 ‘경제민주화 실현’이나 ‘복지의 확대’를 외치는 박근혜 의원과 “자유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기업활동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걷어 내겠다”는 김문수 지사 사이에는 좌익(박근혜)과 우익(김문수)의 이념대결까지 느껴진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좌(우)가 우(좌)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김문수와 박근혜가 출마선언문을 통해 보여준다.
김문수 지사의 출마선언문에 대해 조갑제 대표는 “在野운동권 출신 김문수 지사가 박정희의 딸보다 더 보수적인 노선을 천명하였다. 金 지사는, 朴 의원이 '경제민주화'를 가장 중요한 公約으로 들고 나온 데 대하여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에 입각,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였다. 金 지사는 북한동포 해방을 통한 선진통일강대국 건설을 국가의 비전으로 제시한 점에서도 다르다”고 평가하면서, “法治확립 및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는 金 지사의 다짐은, 從北세력에 대한 선전포고인데, 朴 의원의 출마 연설엔 이게 빠져 있다. 朴 의원은 안보-통일문제에 대하여 햇볕정책 계승자인 듯한 입장을 보인다. 박근혜-김문수 후보 사이에 안보-통일-'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의미 있는 노선투쟁을 기대해본다”고 호평했다. 온통 좌익후보들 사이에 그나마 우익의 가치를 선언하는 김문수 지사로 보인다.
1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문수 지사는 “대한민국이 위대한 나라라고 하면 집어치우라 한다. 꿈이 없고 희망이 없다. 더러운 세상이라 한다.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 전 세계 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몰려온다. 대한민국을 가면 일자리가 있고, 꿈의 나라라고 한다. 뇌물을 써서라도 대한민국에 오려 한다... 꿈을 이룰 수 있는 위대한 땅”이라며 대한민국을 위대한 국가로 규정했고, 경제민주화에 대해 “그것이 대기업 때리기라면 저는 반대한다”며 “선거 때 표 얻으려고 (경제민주화를 외치며)대기업 돈 갖고, 국민들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지르는 정치인에 우리가 더 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지사는 “경선에서 당선되지 않더라도 당선된 후보를 밀어 집권을 돕는 것이 경제를 안정시키고, 통일을 대비하는 데 매우 긴요하다”며 자신의 경선참여를 정당화 했다. 깨끗한 승복은 자유경쟁의 최고 미덕임을 김 지사는 증명해야 한다.
대선출마 선언문 내용을 보면, 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근혜는) 아주 칠푼이다. 사자가 못 돼. 별 것 아닐 것”이라고 말을 했는지를 일견 이해한다. 언론이 만들어준 거품 같은 대세론을 믿고 박근혜 의원은 부자 몸조심하듯 한다. 종북좌익세력이 한국사회의 구석구석에 뿌리를 내렸는데도, 마치 남의 나라 일처럼 회피하거나 외면하는 박근혜 의원은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사자’가 아니라 ‘박쥐’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 ‘종북세력 척결’이라는 화두를 새누리당이 회피하면, 선거판 자체가 좌익세력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문수 지사의 ‘자유경쟁 강조’는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좌익세력에 대치하는 선언이다. 대한민국의 근본을 뒤엎을 좌익세력을 외면하거나 흉내내는 어떤 대선주자의 꿈도 한국에서는 결국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조영환 편집인: http://www.allinkorea.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