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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특수부대가 10만여 명이라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우리나라 또한 적지 않은 특수부대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사병’인 탓에 인정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상당 부분 달라질 것 같다.
육군은 7월 11일 경기 광주시에 있는 특전교육단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제1기 특공․수색 지원병들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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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육군은 첫 특공·수색병 지원자들의 훈련을 공개했다. 훈련병임에도 뭔가 달라 보인다.
아직은 ‘교육생’인 특공․수색 지원병들은 ‘후방지역에 침투한 적을 신속히 탐색격멸하라’는 명령을 받은 뒤 UH-60 헬기에 탑승해 작전지역으로 투입됐다. 병력들은 헬기가 작전지역에 도착하자 ‘패스트로프(Fast Rope. 레펠과 달리 두 손으로 로프를 잡고 지상으로 내려가는 방식. 부상위험이 크다)’를 통해 지상으로 투입됐다.
DMZ 작전을 전담하는 ‘적지종심작전반’ 병력들은 철책 절단 후 적 지역에서 은밀히 침투해 목표물을 폭파하는 시범을 보였다.
이들은 앞으로 특공연대와 특공여단, 수색대에 배치돼 육군의 ‘선봉(Lead the Way)’에 서게 될 병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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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지종심작전반' 소속 병사들이 DMZ 수색작전 시범을 보이고 있다.
특공․수색 지원병은 지난 3월 처음으로 모집했다. 지금까지 훈련소나 신병교육대에서 차출하던 특공대, 수색정찰대 장병들을 지원병제로 뽑아 10년 뒤 병역자원 감소 문제에 대비하고 특공․수색 부대를 특전사처럼 정예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첫 지원병들은 ‘12-1기’로 불렸다. 인원은 227명. 모두 병무청을 통해 신체등급, 무술 단증, 각종 자격증 및 체력 측정을 통과한 사람들만 모았다. 이들은 5주 동안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특전교육단에 입소해 3주 동안의 특공․수색교육을 받고 있다.
특전교육단에 입소한 특공․수색 지원병들은 전투기술 교육과 함께 외줄 오르기 등 매일 2시간씩 기초체력 단련과 10km 산악구보 등을 실시하고 있다. 훈련 마무리는 완전군장으로 60km를 철야행군이라고 한다.
교육을 마친 특공․수색병은 육군의 특공여단, 특공연대, 전방의 수색정찰대로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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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DMZ작전을 주로 수행하게 되는 수색병들은 ‘적지종심작전반’에, 특공여단으로 가게 될 특공병들은 국지도발 대비작전 및 주요 시설 방어작전 기술을 배우기 위해 ‘후방지역 작전반’에 편성돼 있다.
특공․수색 지원병들은 이 곳에서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 특수정찰, 폭파, 타격, 기동탐색, 탐색격멸, 급조폭발물 등 다양한 작전기술을 배우게 된다.
모든 교육을 받은 뒤에는 3일 내내 종합숙달훈련을 통해 ‘검증’을 받는다. 여기서 통과하지 못하면 일반 보병으로 입대해야 한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쉽게 보일지 몰라도 이미 8명의 병사가 중도포기하고, 일반 보병으로 입대하기로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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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지원제를 도입한 육군의 기대는 남다르다. 교육 결과 특공․수색병들이 체력과 정신력 면에서 일반 보병들보다 월등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공․수색병들의 생각도 남다르다. 실제 지원자 중 48.5%가 자신의 정신적-육체적 한계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고, 25.6%는 '빡센 체력단련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체력도 좋다. 육군의 평가 결과 체력 1급 이상이 일반 보병의 3배 수준이었다고 한다.
맹호부대 수색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할아버지를 따르고 싶었다는 서민호(20세) 이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할아버지를 통해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특공‧수색대에 대한 매력을 느껴 지원했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할아버지께 자랑스러운 특공‧수색병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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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장에서 AH-6 리틀버드를 타고 이동하는 美75레인저 연대. 우리나라의 특공·수색병이 '최선봉'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최신장비와 전술적 지원이 필요하다.
육군은 특공․수색병들에게 자부심을 주기 위해 교육대 수료 후 자격증을 수여하고, 이들이 간부로 복무지원하거나 전역 후 관련업체로 취업할 경우 우대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술장비와 항공·포병 등 지원병력의 보강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개인의 전투력은 좋아질 수 있어도 전체적인 전력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
美육군이 자랑하는 75 레인저 연대의 모토는 '레인저가 앞장선다(Ranger Lead the Way!).' 10년 뒤 특공․수색부대도 레인저처럼 육군의 최선봉에 서게 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