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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경남도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정치권의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포함한 영남출신 전·현직 국회의원 및 장관급 인사 16인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나흘 전에는 원혜영·민병두 등 민주당 의원 11명도 같은자리에서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지사의 '안방'인 경남도에서 그의 대선 출마에 곱지 않은 시각을 보이자, 여론을 환기시키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혀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김두관, 문재인보다 정치적으로‥"
이 전 장관 등은 김 지사가 2002년 노풍(盧風·노무현바람)에 버금가는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현재 거론되는 민주통합당 후보로는 대선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 언론과 진보적 지식인 사회에서 주목받는 김 지사가 경선에 뛰어들면, 2002년 '노풍'에 버금가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들은 마을 이장부터 시작해 도정을 책임지는 지사직에 오른 스토리에 주목하며 정권교체를 확신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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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스토리가 풍부한 김 지사가 경선에 참여하는 것만이 민주통합당이 대선에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할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김 지사의 결단을 촉구한다."
이들은 같은 영남 출신인 문재인 의원이 아닌 김 지사를 지지하는 이유도 밝혔다.
"대선 경쟁력 있는 영남 후보가 양립해 힘을 겨루면 국민적 관심과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다. 김 지사가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이후 우리는 해결됐다고 본 일단락 된 사건들을 현 정부에서 다시 문제삼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이런 미해결된 문제들을 나서서 해결해 주길 바란다."
◆ 잇따른 출마 촉구 선언, 왜?
김두관 경남지사는 대선출마 선언을 7월로 미뤘다. 지난 12일 저서인 <아래로부터> 출판기념회에서 "제가 올 연말에 승리할까요"라는 등 사실상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발언을 하면서도 공식선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지사가 대권에 출마할 경우, 지사직을 중도에 그만두는 데 대한 경남도내 여론이 달갑지 않은 게 부담이다. 김 지사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며 4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계속되는 '출마 촉구' 선언이 그의 출마 명분을 세워주려는 성격이 짙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이근식 전 행자부장관이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김 지사가 경남도민들의 만류로 (대권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지 못하고 있다. 오늘 기자회견은 더 큰 일을 위해 중앙으로 뛰어달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남도민들의 반대 여론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경남시민단체연대회 측은 일반 도민의 70%가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도지사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차기 대선을 준비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다.
오르지 않는 지지율도 고민이다. 지난 11일 MBN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지사의 지지율은 3.1%에 그쳤다. 다른 야권 후보들 보다 현저히 낮아 예선격인 '당내 경선'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또 문재인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만회하기에 시간도 촉박하다.
김 지사에 대한 계속된 지지선언은 표면적으로는 경선 출마 촉구를 형태를 보이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김 지사가 출마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호소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당 안팎의 지지세를 과시하면서 여론을 환기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경선 출마 촉구 성명에는 이근식 전 행자부장관과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정해주 전 산자부 장관, 김기재 전 행자부장관, 유삼남 전 해양수산부 장관,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 이규정·임채홍·신명·윤원호·이철·장영달·최봉구·허운나 전 의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강철 전 청와대 사회문화수석 등이 함께 했다.





